2014년 4월17일 진도실내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3. 애원이 분노로
애원이 분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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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7일
2014년 4월 18일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

 

밤이 깊어지면서 간절한 애원은 들끓는 분노로 변했다.

 

사고 첫날 가족들은 정부 관료들의 무능을 목도했다. 관료들은 탑승객 수는커녕 구조자 수도 파악하지 못하고 종일 우왕좌왕했다. 해경과 현장, 진도실내체육관을 연결해 상황을 알려주는 책임자도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은 누구를 붙잡고 물어야 할 지 몰랐다. 안행부나 해수부, 정부부처 어느 곳도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선거를 앞둔 정치인들은 수행원과 기자들을 몰고 우르르 몰려왔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에어포켓’에 대한 희망은 어둠 속에서 질식해 가고 있었다. ‘배 안에 살아있다는 메시지가 왔다’는 확인할 수 없는 소문들은 애끓는 가족들의 가슴을 할퀴었다. 침몰 현장을 직접 다녀온 학부모가 대책위에서 “잠수부 몇 명만 있을 뿐 아무런 구조 작업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하자 불신은 극에 달했다.

분노한 실종자 가족이 던진 물병 맞은 정홍원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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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 보도자료 "해경 야간 실종자 수색 밤샘 실시-정조대인 밤 12시 30분부터 선체 내부 수색 재개할 예정, 수색작업에는 해경 특공대와 해군 잠수요원 8명 투입 예정. SNS 등을 통해 유통되는 내용은 사실과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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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홍원 총리, 진도실내체육관 찾아 인터뷰하다 분노한 유가족에게 물병 맞아

분노가 불길처럼 일어나던 17일 자정께, 정홍원 국무총리가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다. 그러나 단원고 학부모 등 실종자 가족과 직접 대화하지 않았다. 기자들을 불러모아놓고 질문에 대답하고 자리를 떴다.

 

“전시행정 하지 말고 빨리 구조하라.”

 

체육관을 나서는 정 총리에게 물병이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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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 보도자료 "잠수요원 20명(해경7, 해군 13) 투입해 선체 내부진입 시도중". "해경 특수구조단 456명도 투입돼 구조작업, 인근해상 야간 수색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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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탑승자 475명, 구조자 179명, 실종자 290명, 사망 6명"

상황 모면에 급급한 ‘거짓’ 발표는 불신을 가중시켰다. 해경은 17일 새벽 두 차례나 보도자료를 내며 “밤샘 구조중”이라고 강조했다. 거짓이었다. 이때 조류 상황 등이 좋지 않아 입수조차 하지 못했다. 추후 상황보고서에서 드러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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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체 주변 탐색했으나 강한 조류와 파도로 현장 접근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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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 대기했으나 강조류로 잠수 작업 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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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경기도지사, 트위터에 자작시 게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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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샘수색은 거짓’이라며 분노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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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구조단 8명 선체수색 시도

 

 독도함에 해군탐색구조단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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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 일부 팽목항 이동. 대형버스 2대 이상 추정

팽목항 찾은 실종자 가족.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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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U, UDT 19명 대기. “언딘 우선 잠수를 위해 해경이 현장 접근을 통제"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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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색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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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딘 소속 잠수사 선체수색 시도

사고 해역에 도착해 눈물 흘리는 실종자 가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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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해수부가 주장하는 "사고해역에 공기주입 작업 대기중” 시점. 이후 거짓으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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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임시휴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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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원인 무리한 변침으로 잠정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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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 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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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 선장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뜬눈으로 밤을 지샌 가족들은 직접 현장을 봐야겠다며 팽목항으로 향했다. 구조작업을 요구하는 부모들의 울음소리와 절규는 새벽안개를 뜨겁게 갈랐다. 잠수할 수 없다면 산소라도 투입해 달라고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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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해수부, "공기주입 작업 예정된 12시30분에서 17시 이후로 연기"

 

 새벽부터 공기주입만 약속한 정부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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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민간잠수사 3명 선체수색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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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수 지사, 트위터에 자작시  <진도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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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 해양경찰서 안아무개 과장 "80명 구했으면 대단한 것 아니냐. 해경이 못한 게 뭐가 있느냐" 발언. 22일 보직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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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진도체육관 방문. 책임자 엄벌, 상황실 및 상황판 설치 약속

 

 대통령에게 "구조 명령해달라" 호소. 욕설, 고성도 오가

 

  해경청장, 박 대통령 수행하며 "잠수부 500명 투입" 발언. 이에 희생자 가족 야유

 

 광주지검 목포지부에 검경합동 수사본부 설치(기존 해경 수사본부와 통합). 본부장 이성윤 광주지검 목포지청장

실종자 가족과 이야기하는 박 대통령.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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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로봇 투입 수색작업 재개

정부는 “새벽 6시에 잠수부를 투입했다(거짓)”, “지금 공기 주입작업 대기중이다(거짓)”, “낮까지 공기를 주입하겠다”, “예정된 공기 주입 작업이 오후 5시 30분으로 연기됐다” 등 갈팡질팡한 해명을 내놨다. 부모들의 불신과 분노를 부추겼다.

진도실내체육관 내부 모습.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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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박 대통령 방문 영상에서 욕설과 고성 편집하고 박수치는 모습만 내보내

 

 가족들 좌절 및 언론 불신 심해져 "뉴스 보도되는 산소 투입 오보”, "민간 잠수부 산소 주입 못하고 9시 철수, 낮 12시 30분에도 민간, 해군 잠수부 파도 세 잠수 못해”, "(카메라를 향해) 거짓말하면서 왜 찍나"

 

 단원고 교장 등, 체육관에서 학부모들에게 항의 받아

 

 진도군청 상황실에서 이주영 장관 주재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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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대본, "구조자 179명, 실종자 278명, 사망 1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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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경 특수구조단 2명 선체수색 시도

같은 시각, 팽목항의 밤. 김봉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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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교장 및 교사 10여명 무릎 꿇고 사죄

 

 단원고 교감 행방 묘연해짐

학부모들 앞에 무릎 꿇은 단원고 교사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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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김문수 지사 16일~17일 진도 현장 방문 당시 "경기도 아니어서 한계" 발언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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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수부, 청해진 해운 인천 사무실, 제주 본사, 선박 개조업체 등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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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원고 교사 "교감선생님 보이지 않는다" 경찰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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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 해양크레인선(3200톤급) 3척 현장 도착

사고 해역에 투입된 해양크레인.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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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N, 민간다이버 홍아무개 인터뷰 "해경이 민간잠수부 진입 막았다" 논란

 

■ 선수 물 밖 1미터만 남아

선수 1미터 정도만 물위로 떠올라 있는 세월호. 이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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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종자 가족대표, 대국민 호소문 발표

실종자가족이 구조활동에 불만을 터뜨리며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각 정부부처가 불협화음을 내는 가운데 이를 조율해야 할 청와대의 책임론이 비등해졌다.

 

사고 둘쨋날인 17일 오후 4시 20분 박근혜 대통령은 전격적으로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했다. 진도체육관에 상황실을 설치했다. 언론 보도 등을 바로 접할 수 있는 텔레비전도 놓아주기로 했다. “책임자를 엄벌하겠다”고도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대통령에게 기대는 물론 원성도 쏟아냈다.

하지만 현장의 분노는 전해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진도 체육관 방문 소식은 지상파 톱 뉴스로 다뤄졌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야유는 사라지고 박수치는 모습이 편집돼 나갔다. 정홍원 총리가 물세례를 받은 소식도 사라졌다.

 

정부에 대한 불신은, 정부 보도를 그대로 받아쓰기하는 언론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산소가 투입되고 있다고? 전부 거짓말이야!” 한 학부모가 뉴스 보도를 큰 목소리로 비난했다. 곳곳에서 기자들이 멱살을 잡히거나 쫓겨났다.

구조작업에 대한 부풀리기식 발표도 불만의 대상이었다. 17일부터 18일까지 해경은 20차례에 걸쳐 잠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세월호로 잠수할 수 있는 탐색 유도줄인 ‘가이드라인’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 외에 이렇다할 진전이 없었다. 가이드라인은 1개 뿐이었다. 이 때문에 한번에 잠수할 수 있는 인원은 2명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선체 진입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해경은 언론에는 “17일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잠수요원 532명을 지속 투입했다”고 발표했다. 실제 투입 인원이 아닌 가용 인원 기준이었다. 이를 그대로 받은 언론은 ‘사상 최대의 구조작전’ 투의 보도를 쏟아냈다.

 오후 9시 50분, 성난 학부모들은 단원고 교장과 교사들을 진도 실내체육관 무대로 불러 올렸다. 교장과 교사들이 무릎을 꿇고 학부모들에게 사죄했다.

두번째 밤도 꼬박 뜬 눈으로 지샌 부모들은 더이상 정부도, 언론도 믿을 수 없었다.

단원고 학부모 대책위는 사고 셋째날 아침이 밝자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한다.

 

“(…) 책임을 가지고 상황을 정확히 판단해주는 관계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상황실도 없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싶은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

 

민간 잠수부 동원해 자원을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습니다. (…)

 

17일 어제 항의 끝에 겨우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인원은 채 200명도 안됐고, 헬기는 단 두 대. 배는 군함 두척, 경비정 2척, 특수부대 보트 6대, 민간구조대원 8명이 구조 작업을 했습니다. 9시 대한민국 재난본부에서는 인원 투입 555명, 헬기 121대, 배 169척으로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고 있다고 거짓말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게 진정 대한민국 현실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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