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출전 자격 시비에 시달렸던 타이완의 여성 복서 린위팅(28)이 알제리의 이마네 칼리프(25)에 이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위팅은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7㎏ 결승전에서 폴란드의 율리아 세레메타에게 5-0(30:27/30:27/30:27/30:27/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린위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알제리의 칼리프와 함께 여자부 출전 자격 논란에 휩싸였다. 두 선수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생물학적 남성’임을 뜻하는 ‘XY 염색체’를 지녔다는 이유로 실격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여권에 표기된 성별을 기준으로 올림픽 출전 여부를 정한다며, 린위팅과 칼리프를 ‘분명한 여성’으로 인정하고 여자부 경기 출전을 문제 삼지 않았다.
IOC는 편파 판정과 심판 매수, 뇌물 수수 등을 이유로 2021년 도쿄 대회부터 IBA를 올림픽에서 퇴출한 상태다. 이번 대회 복싱 종목은 파리복싱유닛(PBU)이라는 IOC 산하 별도 기구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칼리프가 여자 66㎏ 금메달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3번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과 1번의 기권승을 거둔 것과 마찬가지로, 린위팅도 4경기 모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린위팅은 경기 뒤 “나를 지지해준 모든 사람과 복싱 대표팀, 그리고 타이완 국민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모든 경기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데 대해서는 “쉬운 경기는 없다. 5-0으로 이기는 게 쉬워 보일지 몰라도 그 뒤에는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