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태권도 간판 이다빈(27·서울특별시청)이 역전극을 쓰며 2024 파리올림픽 준결승에 올랐다.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겨루기 랭킹 4위인 이다빈은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펠레에서 열린 대회 태권도 여자 67㎏ 초과 8강전에서 중국의 저우쩌치(24·10위)를 라운드 점수 2-1(4:2/3:8/7:6)으로 꺾었다. 이다빈은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저우쩌치에 1-2(9:8/2:9/8:21)로 져 은메달에 그쳤는데, 이날 재대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1라운드 초반 주먹을 이용한 몸통 공격과 발차기를 이용한 머리 공격에 잇따라 성공한 이다빈은 첫판을 4-2로 무난하게 이겼다. 2라운드 초반 발차기를 이용한 머리 공격으로 3점을 먼저 따냈지만, 상대에게 몸통과 머리 공격을 연신 허용하며 3-8로 라운드를 내줬다. 3라운드에선 저우쩌치가 세차례 연속 공격에 성공해 5-0으로 앞서 나갔지만, 이다빈이 이내 몸통과 머리 공격으로 5-6까지 따라붙었다. 이다빈은 경기 종료 15초 전과 4초 전 상대의 감점을 한 차례씩 이끌어내며 7-6 역전에 성공했다.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은메달리스트인 이다빈은 우리나라 겨루기 간판 선수다. 고등학교 때 출전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62㎏)에서 우승하더니,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67㎏ 초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어 2019 맨체스터세계선수권대회와 2016 마닐라아시아선수권대회 73㎏ 정상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이다빈이 이번 대회에서 2승을 더 거둬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건다면 ‘태권도 그랜드 슬램’을 완성할 수 있다.
이다빈은 이날(한국시각) 밤 11시49분 열리는 준결승에서 최소 동메달 확보에 도전한다. 결승에 진출할 경우 11일 새벽 4시37분 금메달을 향해 도전한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