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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미하인 로페스(41)가 올림픽 단일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딴 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다.

로페스는 6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130㎏ 결승에서 칠레의 야스마니 아코스타(36)를 6-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공식 누리집에서 “한 선수가 올림픽 단일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 5개를 딴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만 42살 생일을 2주 앞둔 로페스는 22살이던 2004년 아테네 대회 때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당시 라이벌 카산 바로예프(러시아)에게 8강에서 패했던 로페즈는, 2008년 베이징 대회 120㎏ 결승에서 다시 만난 바로예프를 보란 듯이 꺾고 자신의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페스는 이어 2012년 런던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사수했다.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 체중 기준이 120㎏에서 130㎏으로 상향 조정된 2016년 리우 대회 때도, 2011년 자신이 3연속 세계선수권 챔피언이 되는 것을 막았던 튀르키예의 르자 카야알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페스는 2021년 도쿄 대회에서 단일 개인 종목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는 데 성공한 사상 8번째 선수 반열에 올랐다. 로페스에 앞서 이초 가오리(레슬링·일본), 폴 엘브스트롬(요트·덴마크), 앨 오터(육상 원반던지기), 칼 루이스(육상 멀리뛰기), 마이클 펠프스(수영 개인혼영 200m), 케이티 레데키(수영 자유형 800m·이상 미국) 등이 이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날 금메달 하나를 추가하며 로페스는 단일 개인 종목에서 5개의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선수로 올라섰다. 이 부문 유일무이하다. 로페스가 지금까지 참가한 23차례의 올림픽 경기 가운데 패배를 맛본 것은 2004년 첫 대회 8강전 딱 한 번뿐이다.

로페스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 끈을 푼 뒤 매트 한가운데에 놓았다. ‘엔비시’(NBC)는 “이는 로페스가 레슬링에서 은퇴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위”라고 전했다. 로페스는 엔비시에 “매우 힘든 순간이었다”면서 “이제 소위 ‘우리의 무기’를 반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에이피’(AP)에 “나는 내게 배움을 구하러 찾아오는 젊은이들과 세상에 줄 많은 영감을 갖고 있다“며 “젊은 세대를 교육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로페스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며 칠레에 첫 레슬링 올림픽 메달을 안긴 아코스타는 ‘디애슬래틱’에 “나와 로페스는 오랫동안 서로를 알고 지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진 시범 경기에서도 그는 내게 모든 단계에서 조언을 해줬다. 로페스는 내게 라이벌이자 친구이자 형제, 즉 모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