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메달은 놓쳤지만 ‘패자의 품격’을 보여준 신유빈(20·대한항공)에 일본 언론과 누리꾼들이 “멋진 스포츠맨십”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일본의 스포츠 전문 매체 ‘데일리 스포츠’는 4일 “신유빈이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하야타 히나를 웃는 얼굴로 포옹하며 (승리를) 축하했다”며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본 팬들도 ‘응원하고 싶은 멋진 선수’, ‘젊은데 멋진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다른 매체 ‘더 다이제스트’도 이날 “신유빈이 웃는 얼굴로 하야타 히나를 끌어안고 축하의 인사를 건네자 엑스(X·옛 트위터)에서 ‘정말 감동적이었다’, ‘본인도 힘들었을텐데 대단하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찬사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앞서 신유빈은 3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5위)에 져(2-4) 꿈에 그리던 동메달을 따지 못했다. 신유빈은 이날 경기 뒤 코트에 철퍼덕 주저앉아 울던 하야타에게 다가가 진심으로 축하의 포옹을 해줬다. 신유빈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는 “하야타 히나 선수가 저보다 모든 면에서 앞섰다고 생각한다. 그런 실력과 정신력, 체력을 갖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잘 알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인정한다”며 “저도 배울 것은 배우고 다음에 또 도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 중계진도 신유빈의 성숙한 태도를 칭찬했다. 이날 ‘닛폰 티브이’(TV) 계열 뉴스네트워크인 ‘엔엔엔’(NNN) 보도를 보면, 두 사람의 경기 해설을 맡았던 후지이 히로코는 “본인이 졌음에도 ‘축하한다’며 (승자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신유빈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며 “20살이라는 어린 나이지만 종합력, 기술뿐만 아니라 싸우는 방식도 예전에 견줘 더 깊이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혼합 복식 금메달, 여자 단체전 은메달, 여자 단식 동메달을 땄던 일본의 탁구 선수 이토 미마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탁구는 경기 중 부상이 많은데 두 선수가 많은 긴장감 속에서 열심히 했고 마지막 한국 선수의 포옹은 감동적이었다”며 “두 선수 모두 수고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딴 신유빈은 5일부터 여자 단체전에 출전해 마지막 메달을 노린다. 한국의 단체전 16강전 첫 상대는 브라질이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