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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ment. 0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파리에서 100년 이상 운행되는 메트로 지하철 1호선의 내부. 좌석은 크지 않고 배치도 다양하다. 한 여름이라 유리창 위쪽의 창문을 열어놓고 다니는 게 예사인데, 미세먼지가 들어와도 마스크를 낀 사람은 거의 없다. 몹시 더워서 부채를 부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에어컨 냉방이 되는 한국과 차이가 크게 났다. 부채에만 의존한 채 무던하게 참는 파리 시민들을 보면 우리가 너무 더위에 민감하게 반응해 에너지를 과잉 소비하지 않는가를 생각해본다. 2024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저탄소 올림픽’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대표적이다. 선수촌에 머무는 한국 관계자는 “실제 습도가 낮기 때문에 밤에 덥지 않다”고 말한다.
일부에서는 파리올림픽조직위의 친환경 정책이 근본적인 대안이 아니라는 지적을 하지만, 대회 현장을 다니면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일관된 입장이 관통되고 있다는 것을 목도한다.
각 경기장 기자실에도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을 위해 페트병에 담긴 물을 제공하지 않는다. 기자실도 전원 콘센트만 비치하는 등 실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자들을 경기장으로 태워주는 셔틀버스를 탈 때도 에어컨 냉방이 되지 않아 꽤 덥다. 하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어하는지를 깨달을 때가 있다. ‘그린 워싱’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일단 이렇게라도 시도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500㎖ 페트병을 일주일 이상 재활용해 쓰고 있는데, 가슴 속에서 느껴지는 게 있다. 파리올림픽 취재 일주일간의 단편들을 사진으로 모아봤다.
2024 파리올림픽 기간 동안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각 경기장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에는 에어컨이 없거나 틀지 않아서 답답하다. 위쪽에 문을 열 수 있는 쪽창이 있지만, 열어도 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오지 않는다. 습도가 낮은 파리에서는 사람들이 겨울 난방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여름 더위에는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 대회조직위원회는 기자들에게 병에 든 먹는샘물을 공급하지 않는다. 호텔에서 첫날 받은 생수병을 일주일 내내 쓰면서, 병이 많이 찌그러져 있다. 한번 먹고 버리던 생활에 익숙했던 기자는 파리에서 페트병이 닳고 닳도록 쓰면서, 자원을 아낄 수 있는 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대회가 열린 아레나 파리 쉬드의 미디어센터에서 배포된 경기 기록지는 양면으로 인쇄돼 있다. 메모를 하기 위해 가져왔는데 뒷면이 백지가 아니어서 당황했다. 표층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저탄소 대회’라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보내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경기가 열린 아레나 파리 쉬드 경기장 내부. 체육관은 에어컨 냉방으로 아주 시원했고, 인터넷도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잘 터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파리의 관중들은 자국 선수가 출전하면 열광적으로 응원하며, 파도타기도 하고, 스탠드의 철제 바닥을 발로 구르며 웅장한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만국 공통인 것 같다. 2024 파리올림픽 메인 미디어센터는 파리 중심의 콩그레 드 팔레에 자리 잡고 있다. 기자들의 책상 위에는 전원을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전부다. 설치된 텔레비전 화면도 크지 않다. 전원만 있으면 기자들은 불평할 것이 없지만, 텔레비전이 너무 작은 것은 아쉽다.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대형보다는 소형, 외형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두는 것 같다. 2024 파리올림픽조직위는 기자들을 위한 선물로 재활용 금속으로 만든 물병 하나를 줬다. 대개 올림픽조직위는 기자들에게 기념 백팩을 주고, 그 안에는 자료집과 기념품을 담는다. 하지만 파리조직위원회는 대회장 소개나 셔틀 노선도, 관광지 설명을 담은 자료집은 아예 만들지도 않았다. 대개 버리는 것들이다.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파리 시내 곳곳에서는 실탄을 장전한 무장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반투명 탄창 안에 실탄이 채워져 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무장군인 외에도 무장경찰, 보안요원들의 시내 모든 곳에 배치돼 만에 하나 벌어질지 모르는 테러에 대비하고 있다. 더위에도 흐트러짐 없는 군인들의 군기가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한편으로 안전한 올림픽 대회를 위한 비용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24 파리올림픽이 열리는 샹드마르스 유도 경기장 앞에 기마 경찰이 지나가고 있다. 이들이 지나간 뒤에는 말똥이 흔적으로 남아 있는데, 실제 경찰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파리에는 오토바이를 탄 경찰도 많았는데, 이들이 개막식 날을 전후해 귀빈 행렬의 선도에서 경적을 울리며 지나갈 때 소리는 너무 컸다. 각 경기장 기자실에 설치된 식수대의 물은 겉보기에도 물이 맛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식수대를 만들어 페트병의 낭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할 만한 일이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