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병장 조영재(25·국군체육부대)가 한국 최초로 속사 권총 25m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세계 37위이자 올림픽에 첫 출전한 조영재는 5일(현지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남자 속사 권총 25m 결선 6명 대결에서 세계 2위인 중국의 리웨훙(32점)과 접전 뒤 2위(25점)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선수의 이 부문 올림픽 입상은 처음이다. 은퇴한 진종오의 주종목은 권총 50m, 공기권총 10m였다. 대한사격연맹은 “1960년부터 9번에 올림픽 출전해 드디어 속사권총에서 메달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날 메달 추가로 한국 사격은 2012년 런던 대회(금3, 은2)를 넘어 올림픽 역대 최고의 성적(금3, 은3)을 냈다.
전날 본선에서 4위로 결선에 오른 조영재는 이날 5발을 4초 안에 쏘는 결선에서 마지막 주자로 1라운드에 나섰다. 조영재는 3발을 적중해 1라운드 4위에 그쳤으나, 2라운드 3발에 3라운드 5발 적중으로 1~3라운드 합계 2위(11점)로 치고 올라섰다.
4라운드부터는 최하위 1명이 탈락하는데, 조영재는 4라운드에서 4발로 6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며 1위(15점)로 뛰어 올랐다. 최하위인 이탈리아의 마시모 스피넬라(11발)가 탈락했고, 세계 기록 보유자인 중국의 리웨훙(14점)이 조영재를 바짝 뒤쫓았다.
5라운드에서 조영재는 4발을 꽂아 선두를 유지했지만, 6라운드에 2발로 부진하며 2위(21점)로 떨어졌다. 그 사이 4발과 5발 등 고득점으로 추격전을 편 리웨훙이 다시 1위(23점)로 복귀했다. 3명만이 남은 7라운드에서는 리웨훙과 왕신졔 등 중국 선수 2명과 조영재 3명의 대결로 압축됐다.
왕신졔가 먼저 3발을 맞췄지만 총점 23점이 됐고, 조영재가 3발을 적중하면서 2위(24점)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이제 최후의 승부는 선두 리웨훙(27점)과 조영재의 대결로 압축됐다.
세계챔피언 리웨홍은 침착하게 5발을 모두를 적중하면서 조영재를 완전히 따돌렸고, 사격에 나선 조영재는 긴장이 풀린 탓인지 5발 가운데 1발을 맞추면서 이미 꽉 잡은 은메달(25발)을 목에 걸었다.
조영재는 9월 전역 예정인 말년 병장인데 메달을 따 조기 전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사격은 이날 조영재의 은메달 추가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냈다.
앞서 여자 공기권총의 오예진(19·IBK기업은행), 여자 공기소총의 반효진(16·대구체고), 여자 25m 권총의 양지인(21·한국체대)이 금메달을 챙겼고, 박하준(24·KT)-금지현(24·경기도청)이 공기소총 혼성, 김예지(31·임실군청)가 여자 공기권총에서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