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종목별 공격 범위.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펜싱 종목별 공격 범위.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펜싱은 어떤 칼을 쓰느냐, 어느 부위까지 공격할 수 있느냐에 따라 3개의 세부 종목(플뢰레, 에페, 사브르)으로 나뉜다. 세 종목 중 가장 짧은 검을 들고 대결하는 종목과 가장 넓은 공격 범위(유효 부위)를 지닌 종목은 무엇일까.

플뢰레는 세 종목 중 공격 가능한 부분이 가장 작다. 칼끝이 꽃처럼 생겨 프랑스어로 ‘꽃’(Fleur)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플뢰레의 공격 범위는 머리와 양팔을 제외한 상체뿐이다. 플뢰레에 사용되는 칼날의 길이는 90㎝이고 무게는 최대 50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다른 종목에 사용되는 칼과 달리 무게가 가볍고 잘 휘는 게 특징이다. 손잡이는 휜 막대기 모양의 프렌치 그립(French Grip)과 권총 손잡이 모양의 피스톨 그립(Pistol Grip)이 있다. 플뢰레는 찌르기 공격만 가능하다.

기마병들의 싸움에서 유래된 사브르는 머리와 양팔을 포함한 상체 전부가 공격 범위에 속한다. 과거 기마병 싸움에서 사람을 죽여도 말은 살려뒀는데, 이를 계승해 허리 위 모든 부분을 찌르거나 베면 점수를 얻는다. 사브르에 사용되는 칼날의 길이는 88㎝로 세 종목 중 가장 짧고 무게는 최대 50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칼 손잡이 위에 달린 손 보호막이 손잡이 끝과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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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경기장.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펜싱 경기장. 대한펜싱협회 누리집 갈무리.

프랑스어로 ‘실전용 검’을 뜻하는 에페는 피를 먼저 흘리는 쪽이 지는 것으로 간주하는 과거 검투사 간 결투에서 유래됐다. 따라서 공격 범위도 세 종목 중 가장 넓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격이 가능하다. 칼날 길이는 90㎝이고 무게는 최대 770g을 넘지 않아야 한다. 공격 범위가 넓은 만큼 칼에 달린 손 보호막이 가장 넓다. 에페 또한 플뢰레와 같이 찌르기 공격만 허용된다.

펜싱은 찌르기나 베기에 성공할 때마다 1점을 얻고, 두 발이 최종 경계선(경기장 밖)을 넘어가게 되면 1점을 잃는다. 플뢰레와 에페 개인전은 3분씩 3라운드로 진행되며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득점이 높거나, 라운드 진행 상황과는 별개로 한쪽이 15점을 얻으면 승리한다. 사브르 개인전은 2라운드로 진행되고 한쪽이 8점을 득점하면 자동으로 다음 라운드로 넘어간다. 최종 라운드에서도 양쪽 점수가 동일하면 연장전 추가 시간 1분 동안 1점을 먼저 따낸 선수가 승리한다. 단체전은 3명의 선수가 3분씩 번갈아가며 9라운드를 거치고 먼저 45점을 얻은 팀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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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목 중 플뢰레와 사브르는 ‘공격권’이라는 개념이 있다. 심판의 시작 선언 뒤 먼저 공격적인 자세를 취한 선수에게 공격권이 주어지고 해당 선수의 공격만이 득점으로 인정된다. 공격권을 받지 못한 선수는 방어에 성공한 뒤 공격해야 득점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두 선수 모두 동시에 공격해도 점수는 공격권을 가진 선수가 얻게 된다. 에페는 두 선수가 25분의 1초 이내에 서로 동시에 찔렀을 때는 모두 득점으로 인정한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펜싱 선수는 총 18명(사브르 8명·에페 8명·플뢰레 2명)이다. 이들은 24일 남자 사브르 개인전을 시작으로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박상영이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김정환이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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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박상영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상영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에서 열린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