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이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시즌 한국 쇼트트랙의 에이스로 거듭난 박지원(27·서울시청)이 안방에서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올랐다.

박지원은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세계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대회 마지막 날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7초741로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남자 1500m를 석권(2분17초792)한 데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이다. 박지원은 대회 마지막 경기인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도 첫번째 주자로 나서 중국, 이탈리아에 이은 동메달을 수확했다.

박지원은 현재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그는 앞서 2022∼2023시즌 세계빙상연맹 쇼트트랙 월드컵 6번의 대회에서 금메달 12개, 은메달 3개를 휩쓸었다. 종합 세계랭킹에서도 누적점수 1068점으로 2위 홍경환(674점), 3위 스티븐 뒤부아(캐나다·668점)를 멀찌감치 따돌린 세계 1위다. 압도적인 성적으로 박지원은 올해부터 월드컵 종합 우승자에게 주는 ‘크리스털 글로브’의 초대 주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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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챔피언은 7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안방 세계선수권이자 첫 출전한 세계선수권을 자신의 대관식 무대로 만들었다. 이날 1000m 결승에서 세 바퀴를 남기고 폭발적인 아웃코스 추월을 보여준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두 팔을 펼쳐 기쁨을 온몸으로 표했다. 그는 우승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는 지금, 이곳이 한국이라서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최민정이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미터 결승전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정이 12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000미터 결승전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부에서는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5·성남시청)이 은메달 세 개를 거머쥐었다. 최민정은 전날 1500m 결승에서 2분31초448로 1위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에 0.099초 차이로 밀렸고, 이날은 1000m 결승에서 1분29초679로 산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이 대회 종합챔피언이었던 그는 경기 뒤 “응원해주신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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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정을 앞세운 한국 대표팀은 여자 3000m 계주에서도 4분9초151로 분전했지만 네덜란드를 넘지 못했다. 네덜란드는 여자부 개인전 세 종목과 계주, 혼성계주까지 다섯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다. 최민정과 박지원이 출전했던 혼성 계주에서 한국은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 대표팀의 린샤오쥔(임효준)이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양 발목에 트랜스폰더(기록측정기)를 착용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대표팀의 린샤오쥔(임효준)이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양 발목에 트랜스폰더(기록측정기)를 착용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중국 귀화 뒤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회를 치른 린샤오쥔(임효준)은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 혼성 계주 은메달을 따냈다. 개인전에서는 500m 결승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트랜스폰더(기록측정기)를 착용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실격 처분을 받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