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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비 체험기] 정면태클 쾅, 장성민은 폭주하는 바위였다

등록 :2022-07-07 17:38수정 :2022-07-08 02:34

[현장] 럭비 기자단 실습 받아보니
스크럼 시도 목과 귀 눌려 압박 심해
라인아웃 시범 공중 부양 높이 ‘아찔’
축구화 ‘뽕’ 짓밟혀 선수들 온몸 상처
7일 인천 남동럭비구장에서 안드레 코퀴야드 진과 장성민(왼쪽 두 명)이 럭비 기자들을 상대로 스크럼 시범을 보이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7일 인천 남동럭비구장에서 안드레 코퀴야드 진과 장성민(왼쪽 두 명)이 럭비 기자들을 상대로 스크럼 시범을 보이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쿵!”

매트 위에 떨어지니 정신이 없다. 상대는 몸무게 110㎏의 국가대표 출신 장성민. 애초 일대일 태클에서 상대가 될 수 없었지만, 상상 이상이었다. 바위에 짓눌린 듯한 충격처럼 머리도 ‘핑~’ 돌았다. 장성민은 “괜찮냐?”고 물어봤지만, 대답하기조차 힘들었다.

7일 낮 인천 남동럭비구장에서 열린 대한럭비협회 기자단 체험행사장. 이날 실습에는 국가대표 출신 장성민과 코퀴야드 안드레 진 두 명이 나섰다. 둘은 2020 도쿄올림픽 7인제 럭비경기에 출전한 전직 간판.

가장 먼저 배운 것은 킥. 트라이(5점) 뒤에 보너스로 하는 컨버젼킥은 받침대를 두고 한다. 하지만 경기를 시작하거나, 필드에서 골대로 차는 드롭킥(3점)은 공을 튕긴 뒤 차야 한다. 직접 차보니 공은 생각보다 무거웠고, 드롭킥을 할 때는 땅에 닿자마자 발을 갖다 대야 하는 등 섬세함이 요구됐다. 장성민은 공을 수평 방향으로 둔 채 차는 묘기를 보였는데, 유에프오(UFO)처럼 제멋대로 날아간다. 그는 “공을 앞 방향으로 떨어뜨리면 상대방 공격권으로 넘어가지만, 예측하기 힘들게 공을 찬 뒤 약속된 위치로 동료 선수가 달려가면서 잡는 것은 작전으로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성민 선수가 7일 태클 시범을 보인 뒤 기자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장성민 선수가 7일 태클 시범을 보인 뒤 기자를 일으켜 세우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이어서 태클 훈련. 럭비는 몸과 몸이 부닥치는 경기다. 달리면서 가속이 붙은 몸을 제지하는데, 어깨 위로 잡으면 위험해 반칙이다. 이날은 안전을 위해 쿠션을 들고 장성민 선수와 맞섰는데, 정면 충돌한 몸은 공중에 뜬 뒤 그대로 매트 위에 떨어졌다. 살짝 부딪힌 것 같은 데도 충격 때문에 일어난 뒤에도 정신이 아찔했다.

선수들은 축구화처럼 돌출부(흔히 뽕이라고 함)가 있는 신발을 신는다. 장성민은 아예 축구화를 전용 신발로 쓴다. 태클이 이뤄지면 여러 명의 선수가 한데 엉키는데, 럭비 용어로는 럭(Ruck) 상태다. 럭이 되면 태클한 선수는 붙잡은 손을, 공을 쥔 선수는 공을 놔야 한다. 이들은 무생물인 ‘그라운드’가 되는 셈이다. 이때 공을 확보하기 위해 양쪽 선수들이 덤벼드는데, 여기에 규칙이 있다. 안드레 진은 “공을 중심으로 수평선이 오프사이드라인이고, 양 팀 선수들은 이 라인과 직각 방향의 ‘가상의 문’으로만 들어가야 한다. 공격하던 팀의 선수는 공을 손으로 잡아챌 수 있지만, 수비 팀 선수는 몸싸움이 벌어지면 공을 잡을 수 없다. 대신 힘으로 이겨 공을 확보하면 동료 선수가 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밟히고 차이는 것은 예사다.

실제 스크럼으로 맞서기만 해도 초보자는 공포감을 느낀다. 15인제에서는 8명이 스크럼에 가담하는데, 어깨들 사이에 목이 낀 상태로 버티는 과정에서 귀가 눌리고, 목이 꺾이는 듯한 고통이 따른다. 여러 명의 기자가 장성민과 안드레 진 두 명과 스크럼 대결을 벌였는데, 힘에서도 밀렸지만 머리끼리 부딪치면서 느끼는 마찰열과 충격에 “그만!”이라는 소리가 나왔다.

마지막 훈련은 라인아웃 공 받기. 축구로 치면 공이 옆줄로 나가 던지기를 하는 것인데, 자기편 선수에게 공을 던질 수가 없다. 양 팀 선수들이 사이드라인에 직각해 1m 간격으로 맞선 채 도열하면, 그 위 중간선 위로 공을 던진다. 그러면 약속된 위치에서 같은 팀 선수가 높이 솟아올라 공을 잡는데, 작전이 노출되면 상대방에게 빼앗긴다. 이날 라인아웃 때 공을 잡기 위해 안드레 진과 장성민의 도움으로 받아 공중으로 떴는데, 균형을 잡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찰리 로우 한국럭비대표팀 감독 등이 7일 인천 남동럭비구장에서 홍콩과의 아시안컵 결승전 각오를 밝히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찰리 로우 한국럭비대표팀 감독 등이 7일 인천 남동럭비구장에서 홍콩과의 아시안컵 결승전 각오를 밝히고 있다. 대한럭비협회 제공

이날 실습은 9일 열리는 2022 아시아 럭비 챔피언십(15인제) 한국과 홍콩의 결승전 미디어데이 행사의 하나로 앞두고 열렸다. 기자단에 럭비를 좀 더 친근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다.

한편 남아공 출신의 찰리 로우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9일 홍콩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미 7인제 한국 럭비대표팀을 9월 남아공 럭비월드컵(7인제) 본선에 올려놓은 로우 감독은 홍콩을 이기면 통가와 2023 프랑스 럭비월드컵(15인제) 본선 티켓을 놓고 다툰다. 로우 감독은 “선수 자원이 워낙 부족하지만 선수들의 열정과 파이팅이 뛰어나다. 홍콩이 강팀이지만 럭비팬과 국민에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해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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