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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명장면’ 보기 힘든 ‘재방송 없는 시대’

등록 :2022-03-25 11:06수정 :2022-03-25 11:09

중계권 tvN 녹화방송도 안 해
축구협회, 협상력 발휘할 필요
아시아축구협회(AFC) 누리집의 한국-이란전 동영상. AFC 누리집 갈무리
아시아축구협회(AFC) 누리집의 한국-이란전 동영상. AFC 누리집 갈무리

손흥민의 결정적 골 장면도 볼 수 없는 시대. “해도 너무 한다”는 팬들의 반응도 나온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저녁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 이란전에서 손흥민과 김영권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2011년 이후 11년만의 첫승이어서 6만4천여 관중은 열광의 도가니로 빠졌다.

하지만 생중계를 한 tvN은 한국 축구의 명장면 중 하나로 기록될 이날 경기를 25일 녹화방송으로 제공하지 않았다. 전화를 통해 방송사에 문의한 결과, “편성표에 잡히지 않았다. 다른 서브 방송에서도 잡힌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물론 손흥민 선수의 골 장면이나 이란전 풀영상은 ‘쿠팡 플레이’를 통해서 볼 수는 있다. 쿠팡은 tvN과의 계약을 통해 하이라이트 영상과 풀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쿠팡의 와우회원으로 가입해야만 제공받을 수 있는 서비스라 한계가 있다.

쿠팡 플레이를 통하지 않고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 하이라이트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아시아 축구연맹 누리집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다. (▶한국-이란전 하이라이트 바로가기 : https://www.the-afc.com/en/national/asian_qualifiers/video/asianqualifiers_-_group_a_%7C_korea_republic_2_-__0_islamic_republic_of_iran.html)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의 중계권은 아시아축구연맹이 갖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은 2020년 씨제이(CJ)에 중계권을 팔았고, 씨제이는 tvN과 쿠팡 플레이를 통해서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중계권을 구매한 입장에서는 비즈니스 전략에 따라 방송을 제한하는 셈이다.

과거 지상파 3사가 중계권을 독식하던 시절에는 서브 방송사를 통한 녹화 중계는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방송사간 코리아풀 담합 논란이 있었고, 내부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도 자주 노출됐다.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신규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런 변화는 결국 스포츠 중계권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구매한 입장에서는 투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스포츠 중계는 공짜라는 관념이 우세했으나, 앞으로 바뀔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축구 경기를 보고자 하는 팬들이 여전히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 축구팬은 “해도 너무 한다. 녹화방송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볼 수가 없다. 한 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좀더 적극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친선경기처럼 협회가 중계권을 보유한 경우, 가능한 많은 팬들에게 다가설 수 있도록 지상파 쪽에 협상 우선권을 주고 있다. 이번 최종예선의 경우 아시아축구연맹이 중계권을 보유해, 축구협회로서도 딱히 요구사항을 내걸기 힘든 사정이 있다.

하지만 국내 방송 사업자가 고화질의 하이라이트 영상이라도 협회나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에 제공할 수 있도록 요청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최종예선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높다. 방송사 쪽에서 재방송이라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축구협회에서도 좀더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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