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 트레버 윌리엄스가 1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 때 피치 클락 앞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워싱턴 내셔널스 트레버 윌리엄스가 19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 시범경기 때 피치 클락 앞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메이저리그가 31일(한국시각)에 개막한다. 올해는 30개 구단이 모두 같은 날에 개막전을 치른다. 30개 구단 동시 개막전은 각 리그가 동부지구와 서부지구로 나뉜 1969년 이후 없었다. 그만큼 특별한 개막전이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새롭게 단장하고 돌아온다. 길어진 경기 시간과 전쟁을 선언한 사무국은 예고한 대로 칼을 빼 들었다. 피치 클락 도입과 수비 시프트 제재, 베이스 크기 확대가 주요 변화다. 경기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인플레이 상황을 연출하겠다는 의도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피치 클락이다.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주자가 있을 때 20초 안에 투구 동작을 시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규정 위반으로 볼이 주어진다. 타자도 8초가 되기 전 두 발을 타석에 두고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규정 위반으로 스트라이크가 주어진다. 타자와 타자 간의 간격은 30초, 타자는 타석 당 한 번의 타임아웃만을 요청할 수 있으며, 투수도 두 번 넘게 주자 견제를 할 수 없다. 만약 세 번째 주자 견제에서 주자를 잡지 못하면 보크가 선언돼 주자가 진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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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클락은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8000경기 넘게 시험 운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 시범 경기에서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투수와 타자 할 것 없이 촉박해진 준비 시간 때문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물론, 경기를 치를수록 피치 클락 위반 사례는 점점 줄어들었다. 스프링캠프 첫 주 경기 당 평균 2.03회에서 4주차에는 1.03회가 됐다.

진통을 겪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지난해 시범 경기 평균 시간은 3시간1분이었다. 올해는 2시간36분으로 전년 대비 25분이 줄었다.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 평균 시간은 3시간6분이었는데, 이 또한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피치 클락이 경기에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여론이 엇갈린다. 특히 시범 경기 초반에 나온 ‘피치 클락 끝내기’가 정규시즌 혹은 포스트시즌에 나올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이다. 경기 시간 단축이 지상 과제인 것은 분명하나, 야구의 최우선 순위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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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경기 평균 시간은 2016년부터 줄곧 3시간을 넘기고 있다. 같은 기간 메이저리그는 수비 시프트가 널리 퍼졌다. 타자의 타구 분포도를 분석해 타구가 몰리는 곳에 미리 수비수가 자리를 잡는 전략이다. 이로 인해 안타가 될 만한 타구가 아웃에 그치는 일이 빈번해졌다. 또한 수비수가 이동하는 시간이 추가되면서 경기 시간도 덩달아 길어졌다. 이에 사무국은 수비 시프트에 제한을 걸었다. 내야수 네 명은 2루 베이스 기준 양 옆에 두 명씩 배치돼야 한다. 내야수가 외야로 이동해 내야를 빠져나간 타구의 길목을 차단할 수도 없다.

인위적으로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는 것은 구단의 사적 영역을 침해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사무국은 만연해진 수비 시프트가 여러 방면으로 피해를 준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하나가 야구의 획일화다. 수비 시프트로 인플레이 타구가 줄어들면서 야구는 홈런과 삼진, 볼넷으로만 도배됐다. 야구가 단조로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래서 사무국이 고안한 방안이 베이스 크기 확대다. 기존 15인치(38.1cm)에서 18인치(45.72cm)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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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 크기가 커지면서 이전보다 뛰는 야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벌써 스프링캠프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된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팀 도루 1위는 밀워키 브루어스였다. 20개를 합작했다. 밀워키를 비롯해 14팀만이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는데, 심지어 엘에이(LA) 다저스는 도루가 하나도 없었다. 반면, 올해는 1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팀 도루가 무려 43개다. 팀 도루 40개를 넘긴 팀이 세 팀이며,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팀 도루도 14개다. 도루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도 과언이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대변혁이 일어난다. 달라진 환경의 적응력과 응용력이 요구된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비롯해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 뛰어난 전력을 구축했다. 하지만 변수에 변수가 더해지는 시즌에서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개막 전까지는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이창섭 〈SPOTV〉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pbbl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