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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기지개…심장 충전…걷자, 걷자꾸나

등록 :2009-07-06 20:09수정 :2009-07-0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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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기지개…심장 충전…걷자, 걷자꾸나
뇌 기지개…심장 충전…걷자, 걷자꾸나
[건강2.0]
순환 돕고 근력 키우는 만병통치약…우울증·만성피로엔 “휴식보단 걷기”
머리~발 일자로 ‘똑바로 걸어라’…스탠스, 좁고 일정해야 운동효과
홍지연(52)씨는 걷기 예찬론자다. 아침 6시면 일어나 공기 좋은 집 근처 공원으로 간다. 날씨가 화창하든 비가 오든 동생과 함께 걷는다. 홍씨는 “걷기는 내게 물과 공기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홍씨가 걷기 예찬론자가 된 것은 5~6년 전부터다. 당시 식당을 경영했던 그는 경영이 뜻대로 되지 않아 그동안 번 돈을 몽땅 까먹었다. 남은 것은 카드빚과 가족들의 원망이었다. 식당 두 곳을 정리한 뒤 그는 우울감으로 방에 틀어박혀 지냈다. 입맛도 없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 자꾸 피곤했다.

[동영상] 한겨레 건강 2.0. 올바르게 걷는 방법
[%%TAGSTORY1%%]

우울증·만성피로엔 “휴식보단 걷기”
우울증·만성피로엔 “휴식보단 걷기”
그러던 어느 날 버스요금 한푼이 아쉬워 무작정 걷게 됐다. 그랬더니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버스 다섯 정거장가량을 오가며 걷다 보니 지나온 날들을 정리하게 됐다”며 “우울한 기분이 사라지고, 모처럼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홍씨는 이날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날부터 아침에 일어나면 집 근처 시장, 산, 공원 등으로 무작정 걸어갔다. 걸으면서 자신이 사업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분석해보고, 다시 재기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구상했다. 그는 고민 끝에 보험설계업에 뛰어들었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는 카드빚을 다 갚고, 매달 600만~1000만원을 벌고 있다. 식당 경영에 실패한 뒤 그저 우울감에 빠져 있던 그는 걷기를 통해 재기했고, 우울감도 이겨냈다.

홍씨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로 걷기를 통해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만성 피로가 해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발표됐다. 김대현 계명대 교수가 2006년 9월부터 12월까지 경상북도 지역 2개 보건소에서 60세 이상 노인 85명을 대상으로 주 5회 1시간씩 걷기운동을 12주간 실시한 결과 보행 자세와 우울증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런던에 있는 바솔로뮤 병원에서도 만성피로 증후군 진단을 받은 30대 중반 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는 30분씩 걷기 운동을 시키고, 다른 집단에는 그 시간 동안 충분한 휴식을 갖도록 했다. 12주 뒤 그들의 몸 상태를 검사했는데, 걷기 운동을 한 집단에서는 약 52%의 사람들이 피로 증세가 많이 사라졌다고 대답했다. 반면 휴식을 취한 집단에서는 25% 정도만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연구는 1년 동안 계속됐는데, 걷기 운동 요법에 참가한 이들의 95% 이상이 만성 피로 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의 몸 상태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외에도 규칙적으로 걷기만 해도 집중력과 추상적 사고력이 15% 이상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걷는 동안 혈액순환이 잘돼 뇌에 산소 공급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걷기는 이처럼 놀라운 변화를 준다. 걷기는 운동을 넘어 스트레스나 우울증, 만성 피로 외에도 고혈압, 관절염, 골다공증, 심장병, 암 등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예찬론자들이 ‘만병통치약’으로 칭송할 만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몸에 좋은 걷기를 무작정 하면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관절 등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걷는 강도는 질병이 없는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약간 힘들다”는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올바르게 걸으려면 머리와 어깨, 엉덩이와 발이 일자가 되도록 꼿꼿하게 서는 것이 기본자세다. 앞으로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고 걷거나 옆으로 몸이 비뚤어진 상태로 걸으면 목과 어깨에 통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양팔은 될 수 있는 한 몸 쪽으로 바짝 붙여 일직선이 된 상태에서 앞뒤로 움직이는 것이 좋다. 앞뒤로 흔들 때 앞으로 움직이는 거리와 뒤로 움직이는 거리가 같아야 하며, 적절한 팔의 움직임 각도는 약 15~20도 정도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을 때 발뒤꿈치 중앙→발 중간 바깥쪽→엄지발가락 순으로 닿으면서 땅을 힘차게 차는 모양새로 걷는 것이 좋다. 착지할 때 발이 받는 무게는 보통 자기 몸무게의 2~3배가 넘는다. 발뒤꿈치부터 닿아야 체중이 골고루 분산돼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머리~발 일자로 ‘똑바로 걸어라’
머리~발 일자로 ‘똑바로 걸어라’
무릎은 부드럽게 움직이면서 걸어야 몸이 앞으로 나아가기 쉽다. 무릎에 과도한 힘을 주면 자연스럽게 앞으로 걸을 수 없다. 발이 땅에 닿을 때 무릎 관절을 약간(170도 상태) 굽히는 자세를 취하면 좋다. 걸을 때는 두 발이 11자 모양이 되어야 한다. 걸어가는 방향과 발 모양이 나란히 되도록 걷는 것이다. 엄지발가락이 약간 바깥쪽으로 향하는 것은 괜찮다. 팔자걸음을 걷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체에 비해 하체가 부실하거나, 관절이 노화된 노인들이 자기도 모르게 몸이 좌우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팔자로 걷는다.

오른발과 왼발의 너비를 ‘스탠스’라고 하는데 스탠스를 좁고 일정하게 유지하며 걸어야 운동 효과가 높다.

적당한 보폭은 보통 자신의 키에서 100을 뺀 만큼이다. 보폭이란 앞발의 뒤꿈치부터 뒷발의 뒤꿈치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키가 160cm인 사람은 60cm 정도가 적당하다. 운동 효과를 좀더 높이고 싶다면 이보다 조금 넓게 하면 된다.


건강한 ‘뚜벅이족’의 습관
시간 내서 하지 말고 생활을 바꿔라

너무 바빠 특별히 운동할 시간이 없는 사람은 일상 속에서 자주 걷자. 괜히 운동 한번 해보겠다고 헬스클럽이나 수영장에 등록했다 몇 번 나간 뒤 운동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차라리 생활 속에서 걷기를 일상화하면 꾸준히 운동할 수 있어 건강해질 수 있다. 생활 속에서 걷기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 두세 정거장 걸어가서 타기, 두세 정거장 앞서 내리기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두세 정거장 정도 걸어가서 타거나 목적지보다 두세 정거장 먼저 내려보자. 지하철은 버스와 달리 한 정거장이 대부분 1㎞가 넘어 운동 효과가 더 크다. 출근길 걸으면서 하루를 구상하고, 퇴근길 걸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면 금상첨화다.

▶ 엘리베이터랑 이별하기

계단 하나를 오르면 수명이 4초 늘어난다는 말이 있다. 10층을 걸어 올라가면 40㎉가 소모된다. 단 비만인 사람이나 관절염이 심한 사람, 노인은 계단 걷기가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조심하자.

▶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쇼핑 워킹’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걷기 장소로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택해보자.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해볼 만하다. 운동화를 신고 걷되, 쇼핑은 눈으로만 한다. 에스컬레이터나 엘리베이터는 타지 않고, 오로지 걸어서 모든 층을 오가며 쇼핑을 즐기자.

▶ 취미 따라 ‘서점 워킹’ ‘미술관 워킹’ ‘박람회 워킹’

책을 좋아한다면 서점과 서점을 오가는 걷기를 실천하면 즐겁다. 좋아하는 서점 두세 군데를 선정한다. 한 서점에서 보고 싶은 책을 둘러보고, 다른 서점까지 걸어서 이동한다. 그 서점에서 책을 보고 또 걷는다. 지식도 쌓고 운동도 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미술관이 모여 있는 인사동을 걷거나, 박물관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 멀리 주차하기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 회사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회사까지 걸어가자.

▶ 점심 식사는 회사 먼 곳에서

회사 가까운 곳에서만 밥 먹지 말고 좀 멀리 떨어진 맛집을 찾아 걸어보자. 점심 먹은 뒤에는 주변을 산책해보자.

▶ 걷기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걷기 대회에 도전

요즘엔 동호회를 만들어 같이 걷는 사람들도 많고, 각종 단체에서 주최하는 걷기 대회도 많다. 동호회에 가입하거나 걷기 대회에 도전해보자.

▶ 우리 동네 워킹맵 그려보기

주말에 동네 주변을 산책하며 동네 구석구석의 지도를 그려보자.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동네 구멍가게와 문방구, 서점, 슈퍼 등을 꼼꼼히 그려보면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동네에 가 워킹맵을 그리며 걷기를 즐길 수 있다.

걷기에도 준비가 필요해

이홍열(왼쪽) 경희대 교수가 요가 강사 이지혜(오른쪽)씨에게 준비운동 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이홍열(왼쪽) 경희대 교수가 요가 강사 이지혜(오른쪽)씨에게 준비운동 자세를 알려주고 있다.
걷기 운동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준비운동이나 마무리운동 없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걷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한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걷게 되면 관절과 인대를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걷기 운동을 하기 전에 몸을 부드럽게 만들어줄 수 있는 준비운동과 걷는 동안 생긴 노폐물을 없애는 마무리 운동을 소개한다. 이 밖에도 무릎 돌리기, 목 스트레칭, 발목 흔들기, 허리 돌리기, 발목 돌리기 등을 활용해보자.

어깨 스트레칭
서서 다리를 어깨너비만큼 벌린다. 오른팔로 왼팔을 감아 가슴 쪽으로 당긴다. 팔을 바꿔 번갈아가며 3번 정도 한다.(사진 ①)

무릎 당기기
한쪽 무릎을 들어 올려 팔로 감싼 다음, 가슴 쪽으로 당긴다.(②)


사진③ 벽 밀기
사진③ 벽 밀기

벽 밀기
벽을 정면으로 보고 서서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종아리 위쪽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몸을 앞으로 기울인다. 이 자세를 30초 동안 유지한다. 이 자세에서 종아리의 아래쪽이 당겨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무릎을 굽혀서 다시 30초 동안 유지한다.(③)

도움말: 이홍열 전 마라톤 국가대표 및 경희대 겸임교수, 진영수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소장, <잘~먹고 잘사는법 시리즈-워킹>(한창수 지음, 김영사)

글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사진·영상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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