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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김학의 수사 롤러코스터 8년…‘성접대’ 이어 ‘뇌물’도 놓치나

등록 :2021-06-10 22:20수정 :2021-06-11 02:42

사건 발단 성접대 혐의는 공소시효로 면소
대법원 파기환송으로 뇌물도 무죄 가능성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뇌물 수수' 의혹에는 언제나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 부실 수사’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고위공직자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뒤 경찰의 초기 부실 수사와 뒤이은 검찰의 봐주기 수사가 결합해 결과적으로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이다. 8년이 흐른 지금 사건의 발단인 별장 성접대는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면소 판결이 확정됐고, 항소심에서 일부 유죄가 인정된 뇌물 혐의도 대법원이 “다시 재판하라”고 해 이마저도 무죄 판결이 날 가능성이 떠올랐다.

사건은 김학의 법무부 차관 임명 직후인 2013년 3월 윤씨가 강원도 원주 별장에서 고위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성접대 동영상을 확보하고 별장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초기에 뇌물 혐의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성접대가 아닌 특수강간 등 성범죄 혐의로만 입건·송치하면서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이는 훗날 검찰의 봐주기 수사로 이어진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은 김 전 차관에 대한 계좌추적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하지 않고, 경찰에도 보완 수사 요구 등 제대로 된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다. 경찰이 신청한 김 전 차관의 체포영장 등도 검찰이 기각했다. 검찰은 의혹 제기 7개월여 만에 피해 여성 진술과 반대되는 내용의 증거 및 진술을 바탕으로 특수강간 혐의 등을 무혐의 처분했다.

이듬해 7월 피해 여성이 다시 김 전 차관과 윤씨를 고소했지만, 검찰은 5개월 뒤 다시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차관과 윤씨를 소환하지도 않고 내린 결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인 2018년 4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로 재조사가 시작됐다. 김 전 차관은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다 문 대통령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지시한 직후인 2019년 3월22일 한밤중에 타이로 기습 출국하려다 제지당했다.

이후 검찰은 2019년 6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김 전 차관을 구속 기소했다. 그는 1심 재판에서 “가르마 방향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동영상 속 인물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동영상 속 인물이 그가 맞다고 판단했지만 마지막 성접대가 2008년 2월께라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됐다는 이유로 죄를 물을 수 없다며 면소 판결했다. 뇌물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 및 증거 부족으로 면소 및 무죄 판결이 났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서울고법 재판부는 사업가 최아무개씨한테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받은 점을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6개월 및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했다. 성접대는 역시 공소시효 탓에 면소 판결이 나왔지만, 다른 ‘스폰서’에게 받은 돈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항소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한 대법원의 판단은 ‘법정에 나오기 전 검찰을 만난 증인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은 것이어서,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나올 경우 이번에도 검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검찰은 그의 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불법이 있었다며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한 상황이다. 고위공직자의 성접대와 뇌물 수수, 이를 부실 수사해 면죄부를 준 검찰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어디로 가고, 그를 처벌하려던 법무부·검찰 인사들이 출금 절차의 문제를 이유로 처벌선상에 오른 상황이 됐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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