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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독배’ 든 김오수…검찰개혁 vs 조직안정 줄타기 ‘험로’ 예상

등록 :2021-05-03 19:28수정 :2021-05-03 22:43

“막중한 책임감 느껴” 첫 소감
검찰 내 반응은 ‘기대반 우려반’
“대선 앞 정치적 중립성 지켜야”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고등지방검찰청 별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3일 오후 서울고등지방검찰청 별관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독배를 받아 들었다.'

청와대가 3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한 직후, 검찰 사정을 잘 아는 전·현직 인사들은 하나같이 이런 평가를 내놓았다. 법무부-검찰, 여권-검찰의 관계가 나빠질 대로 나빠진 상황에서, 그것도 정권 임기 말에 맡은 검찰총장직 수행이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어떤 형태로든 여권의 검찰개혁 드라이브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자칫 총장은 정부와 검찰 후배들 어느 쪽에도 서지 못하는 외로운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김 후보자를 지명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인사를 통해 검찰개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검찰 조직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어한다.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두 가치 사이에서 김 후보자가 힘겨운 ‘줄타기’를 해야 할 운명인 것이다.

김 후보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우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뒤숭숭한 검찰 조직을 수습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비롯해 올 초 여당 강경파가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드라이브 등 현 정부에서 이뤄졌거나 논의 중인 검찰개혁 과제에 검찰 내부적으로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는 검찰 내부를 다독여가며 국정 과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후보자 개인적으로는 청문회 과정 등을 통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의혹과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법무부와 검찰과의 갈등을 매끄럽게 중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극복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내년에 대선과 지방선거가 예정된 만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는 일 또한 김 후보자의 몫이다. 그가 서면조사를 받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을 비롯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편향성 시비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렵고 힘든 시기에 총장 후보자로 지명되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겸허한 마음으로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소감을 밝혔다.

여권의 말을 종합하면, 김 후보자 지명은 일찌감치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22개월 동안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며 박상기·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들을 보좌한 만큼, 정부가 추진해온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가 높고, 검찰 출신 중에는 비교적 신뢰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 한 위원은 “법무부 차관 시절 경험을 살려 총장 부재로 불안정한 검찰 조직을 안정화하고, 검찰개혁의 임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고 추천 배경을 설명했다. 여권 관계자도 “유력한 총장 후보로 꼽혔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김학의 사건’ 연루 의혹으로 기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김 후보자를 지명이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지명에 검찰 내부 반응은 엇갈렸다. 검사장급 한 간부는 “김 후보자는 앞선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며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과정에서 내부 목소리를 잘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평가가 많다”면서도 “차관 때를 제외하면 성품이 온화하고 실무적으로 우수하게 일 처리를 해왔기 때문에 원만하게 검찰 조직을 잘 이끌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 중간간부급 검사는 “김 후보자가 ‘김학의 사건’으로 조사받고 있는 데다, 2019년 조국 장관 일가 수사 당시 ‘윤석열 당시 총장을 뺀 수사팀을 꾸리자’고 제안한 점 등에 비춰보면, 앞으로 권력수사는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 한다. 주요 국면에서 후배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 내부에선 김 후보자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또 다른 검사장급 간부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김 후보자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검사는 “친정부 성향의 인사라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검찰의 독립성 보장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사법연수원 20기 출신인 김오수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검찰 고위직 인사도 선택지가 넓어졌다. 유력 후보였던 조남관(24기) 대검 차장이 지명됐다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23기)을 비롯해 23~24기가 주축인 현직 고검장들의 대폭 물갈이가 불가피했을 텐데, 김 후보자 지명으로 이를 피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옥기원 손현수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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