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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조카 숨지게 한 이모, 군산 아내 살인사건 땐 가정폭력 피해자였다

등록 :2021-03-14 23:15

전문가 “학대 피해자 트라우마 관리·부모교육으로 대물림 끊어야”

이모 집에 맡겨졌던 10살 여자아이가 학대를 받다 숨진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 앞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연합뉴스.
이모 집에 맡겨졌던 10살 여자아이가 학대를 받다 숨진 경기도 용인시 한 아파트 앞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연합뉴스.

 조카를 물고문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해 재판에 넘겨진 이모가 2019년 군산 아내 살인사건 범인 딸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4)씨는 2019년 3월 전북 군산에서 발생한 아내 살인사건으로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B(53)씨 딸이다.

B씨는 자택에서 아내를 10시간 넘게 때려 숨지게 한 뒤 농로에 버리고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당시 숨진 아내는 B씨와 재혼한 관계로 A씨 친엄마는 아니었다. 그즈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산아내살인사건 피의자 딸입니다. 저희 아버지의 살인을 밝혀 응당한 벌을 받게 도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A씨 또는 그의 자매가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글에는 "저희 아버지는 제가 이 살인 사건을 밝히려는 것을 알고 분노하고 있다. 저 스스로 저와 제 가족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두려움이 적혀있었다. 청원인은 "저는 딸이기 이전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꿈꾸는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라고도 했다. 청원글은 4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인은 당시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아버지로부터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원인이 A씨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A씨가 유년기 가정 내 학대 폭력에 노출됐고, 성인이 된 후 자기 조카를 상대로 학대를 되풀이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학대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인 심리치료 등 사후관리로 '학대 대물림'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숙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는 "학대 피해를 경험한 사람이 가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많다"며 "직·간접적인 학대 피해와 이로 인한 트라우마를 제때 적절히 치료하지 못하면 학대가 되풀이될 수 있어 적극적이고 신중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정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학대를 경험한 피해자들은 자녀를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를 수 있기 때문에 부모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학대 피해 경험이 가해자에게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A 씨 부부는 지난달 8일 오전 11시 20분께부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아파트 화장실에서 10살 조카의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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