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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입찰담합 ‘원아웃’ 박덕흠, 국회 입성뒤 ‘삼진아웃법’ 반대

등록 :2020-09-22 20:59수정 :2020-09-23 02:41

2008년 의원 되기 전 서울시 공사담합
박덕흠 설립 혜영건설서 입찰 모의해
가담업체 17곳, 수주액 566억에 달해
일가업체 과징금 12억 등 모두 50억
2016년 국회 국토위 법안심사소위서
같은 당 의원 발의 무기한 ‘삼진아웃법’
박, 6년 기한 개정안 내며 저지 나서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당내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1월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 통합과 인적 쇄신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당내 중진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입찰담합 건설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을 무력화시키는 데 앞장섰던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자신과 친형이 운영하는 건설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입찰담합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이 자신과 친형이 운영하는 건설사가 등록 말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입찰담합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을 기를 쓰고 막으려고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11월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 속기록을 보면, 박 의원은 ‘기간제한 없이 3회 이상’(삼진아웃제) 과징금 처분을 받으면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도록 하는 같은 당 정종섭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에 대해 ‘건설사 피해’ 등을 내세워 강하게 반대했다. 건설업 등록이 말소되면 업체명을 변경해 새로 등록을 하더라도 공사실적이 없는 신생업체가 되기 때문에 관급공사 입찰 때 매우 불리해진다.

당시 건설회사를 5개나 소유하고 있었던 박 의원은 정종섭 의원의 이 개정안에 대해 기간을 6년으로 완화하는 개정안까지 내며 무력화에 나섰다. 입찰담합은 적발부터 처분 완료까지 통상 5년이 걸리기 때문에 박 의원의 개정안대로 ‘6년 동안 3회 이상 적발’되는 경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국토교통부는 ‘10년 이내 3회 이상’으로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박 의원은 거듭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기간이 9년 동안 3회 이상으로 완화된 채 법안이 처리됐다.

박 의원이 이처럼 ‘삼진아웃제’ 무력화에 총대를 메고 나선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사안이 있다. 2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박 의원이 설립한 혜영건설과 친형이 대표로 있는 파워개발은 2012년에 공정위로부터 입찰담합으로 총 12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만약 2016년에 정종섭 의원의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면 박 의원과 그의 형이 운영하는 건설사는 타격이 불가피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입찰담합은 연루된 건설사가 17곳, 과징금 59억원에 이르는 대형 사건이었다. 공정위는 2012년 2월 의결서에서 “매우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담합으로, 경쟁을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정부 예산을 낭비하는 입찰담합”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발단은 2008년 서울시가 추진한 514억원 규모의 ‘구의 및 자양취수장 이전 건설공사’였다. 이 공사에 상하수도 건설업체인 대지종건, 재현산업과 함께 혜영건설이 먼저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박 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으로 혜영건설의 실질적인 운영자였다. 이들 업체는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낙찰을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자 입찰 짬짜미를 하기로 사전에 모의했다.

애초 담합을 계획했던 최아무개 대지종건 대표이사는 공정위 조사에서 “입찰에 참여할 만큼의 수주 실적이 부족해 단독 입찰이 어려웠고 (2008년) 혜영건설과 재현산업 사장을 만나 공동수급체(입찰담합) 구성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하자 (이들이) 흔쾌히 허락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첫 입찰담합 모의가 시작된 장소가 박 의원이 설립한 혜영건설 사무실이었다. 이어 담합을 돕기 위한 ‘들러리’ 업체 15곳을 모았다. 이 가운데 혜영건설은 계열사 등의 도움을 받아 5곳을 끌어들였다.

혜영건설은 이후 회사 사무실로 대지종건 직원을 불러 사전에 조작된 투찰내역서가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건넸고, 이 자료는 사흘간에 걸쳐 각 들러리 업체에 차례로 전달됐다. 일부는 입찰 당일 퀵배달서비스를 통해 전달됐고 들러리 업체 쪽은 이 내역서대로 입찰가를 입력했다. 이처럼 주도면밀한 담합으로 혜영건설이 2공구 사업(수주금액 287억원)을, 재현산업이 3공구 사업(수주금액 279억원)을 낙찰받았다. 거액의 사업을 손쉽게 따낸 이들은 들러리 업체에 공사계약금액 일부를 나눠줬다.

시정명령과 함께 이들 업체에 총 59억2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공정위는 의결서에서 “입찰 가담자들은 입찰 참여자들의 공사종류별 입찰금액에 따라 기준금액이 변동될 수 있는 최저가낙찰제도의 특성을 이용해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정상적인 입찰 참가자들을 탈락시키고 특정입찰자가 낙찰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담합했다”고 설명했다. 담합 업체들이 과도하게 높은 금액을 써 평균 금액을 높이는 탓에 결국 적정가를 쓴 정상 업체들이 ‘부적정’ 판단을 받아 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얘기다. 공정위는 또 “협조사들은 혜영건설의 협조 요청에 따를 수밖에 없는 약자의 입장에 있었으므로 쉽게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실 관계자는 “박 의원이 ‘삼진아웃제’ 법안 심사 때 말로는 관련 산업의 피해를 운운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개혁 법안을 온몸으로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승훈 홍석재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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