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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승리 단톡방만 문제? 여후배 성희롱 자료 돌려본 서울교대 남학생들

등록 :2019-03-15 15:39수정 :2019-03-16 11:12

수년간 새내기 여학생 얼굴 평가 자료 만들어 공유
14일 피해학생들 고충사건 접수…학교쪽 조사 착수
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그래픽 정희영 기자 heeyoung@hani.co.kr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와 가수 정준영(30)씨 등이 카카오톡 단체대화방(단톡방)에서 불법 촬영 동영상 등을 유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예비 선생님’인 서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이 여러 해 동안 여자 후배들의 얼굴을 평가하는 등 성희롱 자료를 만들어 돌려봤다는 폭로가 나왔다. 자료를 공유한 이들 중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초등학교에 재직 중인 선생님들도 포함돼 있었다.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재학생 92명은 15일 교내에 ‘서울교대 국어과 남자 대면식 사태에 대한 명확한 진상 규명을 촉구한다’는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와 학교쪽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성희롱은 지난해까지 매년 진행된 남자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남자 대면식’ 행사에서 이뤄졌다. 우선 재학생들은 오비(OB·졸업생)들에게 제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새내기 여학생들의 얼굴과 나이, 동아리 활동 등 개인 정보가 담긴 책자를 만들어 졸업생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졸업생들은 재학생들에게 마음에 드는 여학생의 이름을 말하게 하고 자료를 바탕으로 이름과 얼굴에 대한 평가를 스케치북에 쓰는 식이었다. 남학생들은 이 평가를 바탕으로 여학생들의 외모 등수를 매기는 등의 집단 성희롱을 벌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들이 외모 등급뿐 아니라 여학생들의 가슴 등급까지 매겼다는 주장도 나왔다.

남학생들 ‘그들만의 전통’은 우연히 외모 평가가 담긴 찢어진 종이를 여학생들이 보게 되면서 알려졌고, 피해 학생들은 분노했다. 국어교육과 여학생들은 지난 14일 오후 학교에 정식으로 고충사건 접수를 했다. 서울교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이미 조사에 착수했고 (성희롱을 입증하는) 증거물·진술 등이 충분히 확보되면 고충심의위원회를 거쳐 징계 처리 부서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교대 학생 징계는 경고-근신-유기정학-무기정학-퇴학 순으로 무겁다. 국어교육과 16학번 여학생들은 입장문을 내고 “함께 지내는 동기, 친근한 선후배로 생각하던 사람들이 우리를 동등한 사람이 아닌 외모를 기준으로 마음껏 평가를 해도 되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이를 은폐한 사실을 알고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15일 서울교대에 붙은 진상규명 촉구 대자보. 자료 트위터 갈무리.
15일 서울교대에 붙은 진상규명 촉구 대자보. 자료 트위터 갈무리.
문제는 ‘단톡방 성희롱’ 등 집단에 의한 성희롱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6월 고려대학교 남학생들이 “(술집) 가서 존나 먹이고 자취방 데려와”, “득녀해야지” 등의 성폭행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화를 단톡방에서 나눈 것이 드러났고, 2017년 3월에는 동국대학교 남학생들 단톡방에서 “○양은 줘도 안 먹는 듯”, “여자들 국이나 끓이지 대학을 오네” 같은 성희롱, 여성비하 발언을 한 사실이 폭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사회 전반의 왜곡된 남성 문화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정준영씨 등의 행동을 보면 자신이 올린 불법촬영 영상 속 여성이 실존하는 인격체, 희로애락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점을 이해를 못 한다. 여성을 유희의 대상으로만 보는 건데 문제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 남성들도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재연 한국여성의전화 인권정책국장도 “이번 사건과 ‘버닝썬 게이트’, 고 장자연 사건까지 모두 일맥상통한다”며 “남성들만의 유대 강화라는 명목으로 여성을 성적으로 착취하고 도구화하는 ‘남성 카르텔’이 만연한 현실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교대 남학생들의 성희롱 사건이 올려지자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학생들을 집단 성희롱한 남학생들이 초등교사가 되지 못하게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와 하루 만에 3만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반면 가해자로 지목된 16·17학번 남학생들은 교내에 붙인 입장문을 통해 “얼굴평가, 성희롱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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