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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업무추진비, 혼밥 결제하고 가족 식당에서 써도 될까요?

등록 :2018-05-29 16:54수정 :2018-05-29 20:07

‘혼밥’ 등 개인 용도 사용 (X)
해외출장 중 국내서 결제 (X)
가족 운영 식당에서 결제 (△)
“집행 내역 투명하게 공개하고
주민들이 견제해야 변화 기대”
<한겨레>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서울시 25개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 명세를 분석한 결과 명백한 규칙 위반이 여러 건 나왔다. 규칙 위반은 아니지만 부적절해 보이는 사용 명세도 다수 있었다.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용은 행정자치부(행자부)령인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집행 규칙)에 따라야 한다.

가장 명백한 규칙 위반은 업추비를 본인을 위해 쓰는 것이다. 집행 규칙을 보면 업추비는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과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른바 ‘혼밥’(혼자 먹는 밥) 등에 사용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서울 용산구의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닌 ㄱ의원은 2200원짜리 햄버거, 2500원짜리 커피 등에 수십 차례 업추비를 사용했다. ㄱ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혼자 먹을 때 쓴 건데 잘못된 것이라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의회의 상임위원장을 지낸 ㄴ의원도 커피숍과 분식집 등에서 2000~6000원의 소액 결제를 수십 차례 했다. 모두 잘못된 사용이다. 두 의원의 뿐 아니라 업추비를 쌈짓돈처럼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는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해외출장 중에 다른 이가 업무추진비 카드를 대리 사용한 경우도 규칙 위반이다. <한겨레>와 정보공개센터 분석 결과 45차례, 총 518여만원의 업무추진비가 구의회 의원이 해외출장 중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129명의 구의회 의장단의 해외출장 내용을 모두 확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규칙 위반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인이나 가족 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업추비를 사용한 경우도 많았다. 규칙 위반의 경계를 오가는 아슬아슬한 집행이다. 행정자치부 업무추진비 담당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자체에서 지출하는 것은 모두 계약의 일종이다. 지방계약법에는 본인이나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와 계약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업무추진비도 일종의 계약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는 있다. 다만 식당에서 간담회를 하는 것을 계약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판단은 면밀하게 해봐야 한다. 또 통상 2000만원 이상을 계약으로 보고 있어 여기에 해당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다만 규칙 위반 여부를 떠나 지양해야 할 업무추진비 사용 방식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구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를 더 확대하는 방식 등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업무추진비 사용에서 재량을 아예 없앨 수는 없다. 재량을 없앨 경우 오히려 특정한 목적에만 사용이 집중되고 급여화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업무추진비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주민들이 항상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사용 명세를 더 상세하게 기록하도록 해야 한다. 누구에게 업무추진비를 썼는지까지 기록해 모두 공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행자부 담당자도 “규칙 위반에 해당하지 않지만 부적절해 보이는 집행은 주민들이 나서서 견제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공개도 중요하지만 처벌도 반드시 따라야 한다. 개인 목적으로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것은 소액이라도 횡령에 해당한다. 하지만 처벌 전례가 거의 없다 보니 업무추진비는 마음대로 쓰는 돈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재우 정환봉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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