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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화재 고부사망, 현관문 왜 못 열었을까?

등록 :2005-11-18 16:44수정 :2005-11-18 17:20

17일 밤 불이 나 2명의 희생자를 낸 대구시 달서구 모 아파트의 현관문 안쪽 디지털도어록. (대구=연합뉴스)
17일 밤 불이 나 2명의 희생자를 낸 대구시 달서구 모 아파트의 현관문 안쪽 디지털도어록. (대구=연합뉴스)
17일 대구시 달서구 아파트 화재로 숨진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불이 나자마자 왜 현관문을 열고 대피하지 못했을까?

18일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에 따르면 17일 오후 8시40분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Y아파트 길모(43)씨의 집에서 불이 나자 길씨의 부인 김모(39)씨와 어머니 박모(62)씨가 는 출입문 바로 앞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났을 당시 옆집에 사는 이모(36)씨는 "화재 경보기가 열려 나가보니 옆집에서 `어무이 빨리 나오소'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2~3차례 들렸다"면서 "현관문을 열기위해 손잡이를 돌렸으나 열리지 않았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은 "화재가 난 아파트의 현관문이 잠겨 있어서 옥상에서 로프를 이용해 베란다를 통해 아파트 안으로 진입, 디지털도어록의 수동레버로 현관문을 열고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일단 현관문 안쪽에 사람의 손바닥 자국이 나 있었던 것으로 미뤄 숨진 고부가 문을 열기 위해 시도를 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들이 왜 현관문을 열고 나오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불이 나면서 정전으로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고 집안에 연기가 가득찬 상황에서 며느리 김씨와 시어머니 박씨가 현관문 디지털도어록의 버튼이나 수동레버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더듬거리다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다.

현관문에 설치된 디지털도어록은 문이 닫힐 때 자동적으로 잠기도록 설정돼 있다.

경찰이 아파트 1층 엘리베이터 앞에 설치된 CCTV를 판독한 결과, 며느리 김씨는 오후 7시36분에 수영복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가 오후 8시44분에 아파트 입구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웃이 오후 8시49분에 화재신고를 한 것으로 미뤄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으로 들어간 김씨가 집안에 불이 나 시어머니가 연기를 마시고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 데리고 탈출하려다 유독가스 때문에 미처 잠겨버린 현관문을 열지 못하고 질식해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찰은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실내에서 불이 나면 소파와 벽지 등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유독가스가 엄청나게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대부분 1분도 안돼 질식해 숨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편 디지털도어록의 버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나고 한시간 정도 경과한 뒤 도어록 버튼을 5~6차례 눌러봤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18일 오전 소방관계자와 경찰이 다시한번 버튼을 눌러 문 개방 시도를 해봤을 때는 "건전지를 교체해 주십시오"라는 경고음과 함께 버튼이 작동하다 멈추기를 반복했으며 수동레버는 제대로 작동했다.

경찰은 화재 직후 베란다를 통해 집 안으로 들어왔던 소방관이 수동레버를 이용해 현관문을 열었던 것으로 봐서 불이 났을 때에도 수동레버는 제대로 작동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버튼 작동 여부에 대해서는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한편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감식요원들은 이날 낮 화재 현장을 방문, 화인과 디지털도어록 버튼작동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에서 디지털도어록과 가스레인지, 전기배선 등을 수거해 갔으며 다음주께 감식 결과가 나오면 화인 등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nanna@yna.co.kr (대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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