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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현직 검사 “법조인이 민정수석 등 요직 있는데 현 상태 면목없어”

등록 :2016-11-02 21:49수정 :2016-11-02 22:32

박진현 검사, 검찰 내부 게시판에 글 올려
“수사 통해 잘못된 정치·관료 문화 바꾸길”
“검찰의 칼로 잘못된 정치, 관료 시스템과 풍토를 치료해야 할 시점이다.”

현직 검사가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벌어진 현실을 개탄하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올렸다.

박진현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 부부장검사는 지난 1일 저녁 ‘검찰의 국정농단 수사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번 수사는 정치 시스템의 정상적 회복과 유지를 위해 중요하고도 어려운 수사로 보인다”며 “검찰이 수사를 통해 개인적 범죄는 물론 이런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가 버젓이 유지될 수 있었던 구체적인 원인을 밝혀 잘못된 정치·관료 문화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조인으로서 반성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 검사는 “현 정권 들어 법조인 출신이 비서실장이나 민정수석 등 핵심 요직에 배치됐음에도 이런 사태가 방치된 점을 보면 면목없다”며 “어느 정권이든 비선실세가 존재한다지만, 이번처럼 검증되지 않은 개인이 대통령의 전적 신임을 받아 주무 부처의 우위에 서서 자신과 측근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예산 및 인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주요정책에 접근하고, 한 사람을 위해 입시 제도를 바꾸고, 학사평가에 대한 부당한 혜택을 받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검사는 이어 “이번 사태는 국민의 눈을 가린 채 비선실세가 국가의 인적, 물적 자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대한민국 역사를 상당부분 후퇴시켰고, 국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특히 가진 것 없이 순수한 젊은이들과 어렵게 삶을 극복해나가는 힘없는 서민들의 희망과 꿈을 짓밟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사가 아닌 국민 한 사람으로서의 분노도 나타냈다. 박 검사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행위 자체도 어이없지만, 그런 사람이 수 년간 여러 공직자를 통해 국정농단을 자행하면서 언론 보도 이전까지 전혀 견제되지 않은 채 더욱 깊숙이 곪아 들어가는 게 가능했던 정치 풍토에 상당한 실망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평등과 정의라는 민주주의 가치를 지향해야 하는 청와대·정부·대학 등 여러 분야에서 몇몇 사람들은 심각한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외면하거나 타협·용인하고 부정에 편승해 자신의 안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여져 더욱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박 검사의 글에 다른 검사들도 “여론을 중시하면서도 원칙에 입각해 정도를 걷는 냉철하고 치밀한 수사로 역사에 길이 남을 명품 수사가 되기를 바란다” “현 세태와 검찰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수 있는 글을 올려서 후배로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댓글을 실명으로 달았다.

박 검사(사법연수원 31기)는 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광주지검, 대구지검 서부지청, 서울동부지검 등에서 검사로 근무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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