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를 우롱하고 종용하는 이 재단은 누구를 위한 건가요?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14일)을 맞아 전국에서 모인 저희는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제71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10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모임 ‘평화나비네트워크’의 송슬기 춘천지역 대표가 결연한 목소리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평화나비 활동가들은 ‘12·28한일합의와 화해치유재단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노란옷을 맞춰입은 평화나비 활동가 130여명은 ‘누구를 위한 합의인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겐 아직 진정한 광복이 찾아오지 않았다’고 적힌 팻말을 들고 소녀상 앞에 섰다.
발언에 나선 평화나비 임수정 대표는 “화해치유재단은 피해자인 할머니들의 동의는커녕 그 어떤 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않고 설립된 겉치레에 불과한 재단”이라며 “12.28 한일합의는 졸속적이고 반인권적이며 피해자의 의견을 배제한 화해치유 재단 설립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처와 고통은 오로지 진정성 담긴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화해치유재단 발족식에 오셔야 돈을 줄 수 있다”는 여성가족부 관계자의 발언과 “12·28한일합의는 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외교적, 역사적 성과”라는 새누리당대변인의 발언이 적힌 상자 등을 발로 걷어차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