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최루탄이 세계 주요 분쟁지역과 노동·인권탄압 국가들에 수백만발 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집회·시위 현장에서 자취를 감춘 최루탄이 ‘판로’를 외국으로 돌린 결과다.
13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이 국내 유일 최루탄 생산업체인 ㄷ사를 관할하는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수출 현황 자료를 보면, 이 업체는 2011년부터 올해 9월까지 24개 나라에 316만발에 이르는 최루탄을 수출했다.
단일 국가로 가장 많은 144만9000여발을 수출한 바레인에서는 ‘아랍의 봄’ 시위 때 최루탄을 무차별 발사하는 강경 진압으로 사망자만 수십명이 나왔다. 지난해 대규모 시위 진압 당시 한국산 최루탄 사용이 논란이 됐던 터키에도 66만8000여발이 수출됐다. 체불임금 지불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시위가 잦은 방글라데시에 18만6000여발, 여러 해 동안 민주화 요구 시위가 지속됐던 미얀마에도 27만7000여발이 수출됐다.
국내에서는 김대중 정부가 들어선 1998년 이후 경찰의 최루탄 사용이 사실상 사라졌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최루탄 등 시위 진압 장비의 수출 중단을 촉구해왔다.
경찰청은 이날 안전행정위 국정감사에서 최루탄 생산·수출 허가와 관련해 “경찰청은 국내 치안과 공공안전에 문제가 있는지만 판단한다. 수출 여부는 방위사업청에서 판단한다”고 답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