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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광역버스 통학 너무 힘들어!’
스쿨버스 만든 대학생들

등록 :2014-08-17 20:00수정 :2014-08-18 11:04

대학생 고충 풀려 대학생이 나섰다
등교버스 만들고…

통학전쟁 겪는 수도권 학생위해
서강대생 ‘분당 노선’ 직접 운영
“비싼 편이지만 편해서 또 이용”
고려대도 일산·수원 등 진행 중

경기도 일산에 사는 신혜연(21)씨는 서울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 매일 아침 2시간 가까이를 길 위에서 보낸다. 신씨는 “등교하려면 광역버스를 탄 뒤 지하철로 갈아타야 한다. 부지런히 움직여도 1교시에 지각하기 일쑤다. 출근 전쟁을 하는 다른 승객들과 매일 아침 전투를 치르고 나면 공부하기 전부터 힘이 빠진다”고 했다.

9월 개강부터는 조금 편해질 수도 있겠다. 신씨처럼 통학 전쟁을 하는 대학생들의 고충 해결을 위해 대학생들 스스로 발벗고 나섰다. 고려대 총학생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 일산시 등 수도권에서 고려대로 학생들을 실어 나르는 ‘청춘버스’ 노선을 확정하고 최근 신청자를 접수했다. 청춘버스를 기획한 주상돈(20·신소재공학부)씨는 17일 “기숙사에서 살기에는 집이 가깝고 통학하기에는 먼 수도권 학우들을 위해 통학버스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광역버스 입석 금지 조치로 통학길이 더욱 힘들어진 학우들의 걱정을 조금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분당 노선의 경우 60여명 정도가 신청했는데 버스 2대가 배치된다.

수도권 직행좌석버스 입석 운행 금지가 시작된 16일 아침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출근중인 시민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다. 국토해양부가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가 서 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남/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수도권 직행좌석버스 입석 운행 금지가 시작된 16일 아침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버스정류장에 출근중인 시민들이 길게 줄 지어 서 있다. 국토해양부가 긴급 투입한 전세버스가 서 있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성남/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3월에는 서강대에 다니는 박주혁(20)씨가 ‘눈뜨면 도착’이라는 브랜드로 통학버스 운영을 시작했다. 분당에서 서울 신촌지역 대학을 잇는 3개 노선, 분당과 고려대를 잇는 1개 노선을 운영했다. ‘눈뜨면 도착’ 버스는 중간 정류소를 줄인 덕분에 통학시간을 평균 40분 정도 줄였다.

통학버스비는 조금 비싼 편이다. ‘청춘버스’는 편도 4000원 정도로 책정될 예정이다. ‘눈뜨면 도착’ 버스도 한 번 이용하는 데 4000원꼴이다. 기본요금 2000원인 광역버스 요금에 견줘 2배 정도 비싸다. 박씨는 “45인승 전세버스를 대절하는데, 보험료와 기사 인건비를 포함해 한 달에 280만원 정도가 든다. 이용 학생 수로 나누면 이 정도 버스비가 나온다”고 했다.

교통비로는 다소 비싸지만 학생들은 통학 중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1학기 내내 ‘눈뜨면 도착’ 버스를 이용한 추상현(19)씨는 “통학에 쏟을 에너지를 강의 발표 준비나 아침 공부에 쓸 수 있어 좋다. 2학기에도 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법적인 문제는 없을까. 신종우 서울시 버스정책과장은 “기존 버스 영업을 방해하면 문제지만 정류장이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 삼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복덕방 만들고……

연세대 ‘집보샘’ 무료 주거상담
공인중개사 학생이 정보제공
임대차계약이나 분쟁 상담까지

“안전한 집을 구하고 싶은데요?” “연희동 쪽을 추천합니다. 경찰들이 항상 경비를 서고 있는 동네니까요. 정문은 유흥가라 좀 시끄럽고, 서문 쪽은 골목길이 많아 늦은 밤에는 좀 그렇죠.”

지난 14일 대학원 선배들한테서 주거 상담 신청을 받은 황서연(25)씨는 대학생 공인중개사다. 황씨는 주거상담사 교육을 받은 대학생 5명과 함께 연세대 총학생회와 청년주거보장단체 ‘민달팽이유니온’이 공동으로 만든 ‘집보샘’에서 2학기 개강을 앞두고 무료 학생주거 상담을 하고 있다. 집보샘에서는 황씨 등이 직접 학교 주변을 돌며 발품 팔아 모은 하숙방과 자취방 정보를 제공한다. 일반 부동산에 견줘 턱없이 적은 정보지만, 대신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임대차계약이나 분쟁 상담까지 해준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자료를 보면, 공인중개사 합격자 중 20대는 10명에 1명 정도로 ‘희귀’한 편이다. 황씨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왜 땄을까. 그는 17일 “청년세대 문제의 핵심은 ‘주거’와 ‘일자리’라고 본다. 우리 문제를 우리 손으로 해결하고 싶었다”고 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대전에서 서울로 오자마자 주거 문제에 맞닥뜨리면서 더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세 매매 시세표.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어 있는 전세 매매 시세표.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황씨는 2010년 한·일 대학 생활협동조합(생협) 학생 교류활동을 통해 얻은 바가 컸다고 했다. 일본의 대학 생협들은 부동산 중개를 직접 하고 있었다. 황씨는 “학교 주변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이 중개 기구를 통해서만 학생들과 계약을 맺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제대를 다섯달 앞두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한 황씨는 반년 만인 지난해 11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지난해 민달팽이유니온이 펴낸 ‘청년 주거빈곤 보고서’를 보면, 대학가의 저가 원룸 평균 월세는 41만원이다. 8만2000원 정도인 관리비·공과금을 더하면 월 50만원 정도를 주거비로 지출하는 셈이다. 서채리(21) 연세대 총학생회 대외협력국장은 “중개비를 없앤 집보샘은 청년들의 주거 문제를 우리 손으로 직업 해결해보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 주변 부동산에서는 “학생들까지 이러면 어떻게 하느냐”는 ‘불만’도 들려온다고 한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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