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시행에 들어간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차별금지법)은 법원이 피해 장애인의 청구를 받아 차별 행위의 중지와 근로조건 개선 등 ‘차별 시정을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된 지 6년 만에 이 조항을 인용해 장애인 차별을 바로잡으라는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형주)는 지난 3일 김아무개(52)씨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며 학교법인 군산기독학원(서해대)을 상대로 낸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에서 “4급 이상 직책 후임자의 심사 대상에 김씨를 넣으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는 서해대에서 근무한 지 9년 만인 2010년 1월 교통사고를 당해 ‘불완전 사지마비’라는 1급 지체장애를 지니게 됐다. 1년여 동안 휴직한 뒤 일터로 돌아왔지만 학교 쪽은 ‘건강상 즉각적인 업무 복귀가 불가능’하다며 대기발령을 냈다. 김씨는 ‘일반 관리직 수행은 가능하며, 보조인력이 있으면 일반 행정직 수행도 가능하다’는 병원 진단서를 제출했으나 학교 쪽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고 향후 능력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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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씨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해 복직 판정을 받았다. 학교 쪽이 불복해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김씨가 승소해 2012년 12월 복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사 차별이 기다리고 있었다. 3급 또는 4급 사무직이 임명될 수 있는 학사지원처장 후보에서 배제된 것인데, 당시 이 보직을 받을 수 있는 사무직은 4급인 김씨가 유일했다. 학교 쪽은 이사회에 “김씨가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아 학사지원처장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없어 교수를 학사지원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제청해달라”는 총장 명의로 된 사유서를 냈고, 김씨는 결국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5급 사무직 학사운영과장 아래서 민원 업무를 맡아야 했다.

김씨의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심리한 재판부는 학교가 김씨를 해고한 데 대해 “설령 장애 때문에 종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학교 쪽이 시설·장비의 설치나 업무 조정 등 정당한 편의 제공을 고려해 보지도 않고 해고했으므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학교가 김씨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데 대해서는 “학사지원처장 업무를 수행하기에 자격이 부족하다는 학교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조직 안에서 상위 직급자를 하위 직급자 아래 두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장애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학사지원처장이 되지 못해 김씨가 받지 못한 월급 차액 990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 등 1990만원을 학교가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