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 이제석(31)씨가 최근 극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를 규탄하는 광고를 일본어로 제작해 일본 전역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3일 아베 총리가 일장기를 양손에 쥐고 일장기 속 붉은색 원 부분을 뜯어 먹어서 입과 턱, 와이셔츠까지 피를 묻힌 광고 시안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인기몰이를 위해 나라를 팔아먹고 있다’는 제목 아래 ‘아베의 공격적인 우경화 정책은 일본을 아시아 주변국들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만들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게 할 것이다. 일본과 아시아 그리고 세계 평화를 담보로 한 그의 인기몰이를 위한 정치도박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씌어 있다.

이제석광고연구소 대표인 이씨는 세계 3대 광고제의 하나인 뉴욕 윈쇼 페스티벌 최우수상, ‘광고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클리오 어워드 동상, 미국광고연합의 애디어워드 금상 등 50개의 상을 휩쓸어 세계 광고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의 과거사와 영토 분쟁에 대한 망언의 원인은 아베 정권의 자국 내 인기몰이식 정치 공작임을 고발하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사진에 실린 광고 “카피를 일본어로 번역해 일본 내 진보 성향의 언론과 시민단체들을 통해 일본 전역에 배포할 계획이며, 일본 국민의 반성과 자각의 기미가 없으면 영어, 불어 등 각국의 언어로 번역해 전 세계에 알리겠다”고도 밝혔다.

광고

하지만 이씨가 공개한 광고 시안을 본 일부 누리꾼들은 “혐오에 혐오로 맞서는 건 온당치 않다”는 반응으로 우려를 나타냈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de_comma)에서 “이제석씨의 아베 비난 광고는 혐오스럽군요. 혐오에 맞서 혐오가 되는 일 좋아 보이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Akhee_Ahn)은 “사실 작금의 한일 분쟁에서 가장 감동받은 슬로건은 신오오쿠보의 안티-반한 시위대의 “친하게 지내요”였다”며 “오히려 이런 지점을 따져보면 이제석의 광고는 필요 이상으로 혐일 감정을 가지고 있고, 보통 일본인들에게 설득보다는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게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칼럼니스트 임경선(@slowgoodbye)씨도 “일본 국민들의 의식을 바꾸기 위함이라면 저 아베 총리 광고시안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일본 현지에서 의미 있는 숫자의 사전 심층 소비자 정성/정량 조사라도 철저하게 하고선 해라"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 @so_picky는 트위터에서 “‘광고 천재’가 만든 것 치고는 너무 직설적이고 조급하다. 최고의 조롱은 유머다”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