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우롱한 원세훈·김용판 청문회, 특검 도입하라”

제8차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린 17일 오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정아 기자 [e-mail]

[2보] 서울광장에 모인 4만 촛불의 외침
청문회에 대한 분노 표출…“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 촉구
부산·대구·울산·군산·제주 등에서도 열려…충돌 없이 마무리

4만개의 촛불(경찰추산 9000명)이 광장을 밝혔다. ‘국정원 정치공작·대선개입 규탄 제8차 범국민 촛불대회’에 모인 시민들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힘차게 외치며 촛불대회가 끝날 때까지 광장을 지켰다.

같은 시각 부산 서면 쥬디스 태화 앞, 대구 동성로 한일극장 앞, 울산대공원 동문 앞, 군산 롯데마트 앞, 제주시청 앞 등 전국 곳곳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촛불대회는 고 장준하 선생의 38주기를 맞아 유신독재에 항거한 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로 시작됐다.

촛불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박근혜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권영세·김무성 국정조사 출석 등을 요구했다.

17일 범국민 촛불대회 사진. 트위터 이용자 910D3B2 제공

시국회의 쪽에서는 장주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이 단상에 올라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자들을 색출해서 제대로 처벌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같은 범죄가 계속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철저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국민들을 우습게 볼 것이다. 국정조사를 제대로 못하면 결국 특검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국정조사를 제대로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야당 국회의원들은 단상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양승조 민주당 최고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특검을 도입해 진상을 규명하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마땅히 국기 문란를 엄단하고 국정원의 정치 개입 역사를 끝내겠다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국가 중대사를 야당 대표들과 만나서 상의하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은 뭐하고 있는거냐”고 비판했다.

17일 범국민 촛불대회 사진. 트위터 이용자 seojuho 제공

청소년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성남 이우학교에 다닌다는 남학생 2명이 단상에 올라 “이 일은 아무리 봐도 그릇된 일이라는 생각에서 나왔다. 사정상 집회에 못 나가지만 촛불을 들고 응원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광장에 모인 촛불도 광장에 모이지 못한 수많은 촛불도 모두 함께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3분 가량의 영상물을 촛불대회에서 상영했다. 이 영상물은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촛불대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전날 열린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표현했다.

제8차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린 17일 오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이정아 기자 [e-mail]

이날 2번째로 집회에 참석했다는 송아무개(32)씨는 선서를 거부하고 혐의를 부인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해 “뻔뻔스럽다”고 말했다. 서아무개(28)씨는 “솔직히 (청문회가) 제대로 될 거라고 생각도 안했다”며 국정조사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9살과 5살 두 아들을 데리고 인천에서 온 이로사(39)씨는 “어제 국정감사 청문회는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완전히 국민을 우습게 본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나온 이아무개(55)씨도 “청문회라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줘야 하는데, 어제는 엉망이었다. 화가 나서 오늘 처음 나왔다. 민주당도 좀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으면좋았을 걸”이라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한편 이날 7시30분께 보수단체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6명의 회원들이 촛불대회 장소로 접근해 기습시위를 벌여 충돌이 벌어질 뻔 해 경찰이 제지하기도 했다. 경찰은 같은 시간 시청광장 주변에서 열린 맞불집회에 참여한 보수단체 회원 1700여명과의 충돌을 우려해 69개 중대 5500여명을 배치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촛불대회가 마무리됐다.

17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제8차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박근혜 대통령 책임져라!‘가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펼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e-mail]

이날 촛불대회는 오후 9시20분께 끝났다. 다음 ‘제9차 국정원 규탄 범국민촛불대회’는 8월23일에 열릴 예정이다.

최유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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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보] 오후 7시 현재 서울광장에 2만여명 운집
대회 앞서 장준하 선생 38주기 추모 행사 열려

17일 서울 시청앞 서울광장에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낮부터 모여들었다. 제 8차 범국민 촛불대회가 막 시작한 오후 7시 현재 서울광장에는 2만여명(경찰추산 3500명)의 사람들의 운집해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제8차 국정원 정치개입 규탄 범국민 촛불대회가 열린 17일 오후 서울광장에 모인 시민들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아 기자 [e-mail]

이날 촛불대회가 시작하기 전 오후 5시 30분께 부터 민주당은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진상규명 촉구 정당연설회’를 열었다. 이날 모인 1300명(경찰추산)의 시민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면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연설에 귀기울였다. 이날 민주당 연설회에는 113여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참여했고 연설회가 끝난 뒤 자리에 남아 촛불 대회에도 합류했다.

국정원 시국회의 측은 이날 고 장준하 선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지 38주년 되는 날을 기념해 서울광장 동쪽에 분향소를 차렸다. 이날 낮부터 분향소에는 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7시까지 분향소를 들러 고 장준하 선생을 추모한 인원은 300여명이었다.

5개월과 6살 된 아들 두명의 손을 잡고 분향소를 찾은 오수진(32)씨는 “고등학교때 고 장준하 선생님의 <사상계>를 일으면서 장준하 선생님을 알게 됐다. 오늘은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남양주에서 애들 데리고 큰 마음을 먹고 왔다. 큰애가 갓난아이일때는 한미자유무역협정(FTA)반대 집회가 있었고 2살때는 광우병 촛불 집회가 있었다. 큰애가 6살때 또 집회에 나오게 돼 기분이 묘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추모객 이아무개(53)씨는 분향소에서 묵념한뒤 방명록에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없기를 선생이여 도와주소서”라고 글을 작성했다. 이씨는 “(고 장준하선생님이) 독재정권 아래서 항거하던 분이라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에 있을 촛불대회를 기다리며 일찌감치 자리를 잡아 놓은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저녁으로 먹을 치킨과 맥주를 사들고 친구와 함께 서울광장 잔디밭에 자리잡은 이지한(36)씨는 “지난주에 늦게 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오늘은 앞자리에 앉아 집회를 보기 위해 일찌감치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는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주최로 국정원 규탄행진이 시작됐다. 이날 모인 50여명의 시민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을 외치며 서울광장으로 행진했다. 서울광장에 오는동안 거리에서 100여명의 사람들의 합류해서 150여명의 행진 참가자들이 7시께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가했다.

한편 같은 시간 보수단체 대한민국지킴이 연대와 경우회 등이 서울광장 인근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연 맞불집회에는 1700명(경찰추산)이 모였다.

최유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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