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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잊혀진 죽음, 정선엽·박윤관 두 사병도 기억하라

등록 :2013-05-21 21:05수정 :2013-05-22 11:52

김오랑 소령이 순국한 12·12 군사반란 과정에서 억울하게 숨진 정선엽 병장(왼쪽 사진)과 박윤관 일병의 묘비. 이들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한겨레 ‘크라우드소싱’ 기획|전두환 재산을 찾아라
② 너무 늦게 온 정의 김오랑에 대한 세개의 기억
제대 3개월 앞둔 정 병장
국방부 지하벙커 초소에서
점거나선 신군부와 총격전

신군부 지휘 부대 박 일병
지시따라 총장공관초소 점령
재탈환 병력과 총격 사망

두 가족 모두 풍비박산
그저 사병인 탓인지
명예회복 움직임도 없어

김오랑 소령보다 더 잊혀진 죽음이 있다. 12·12 군사반란 때 다치고 숨진 사람은 장교만이 아니었다. 사병으로 복무하던 두 젊은이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권력쟁투 와중에 목숨을 잃었다.

정선엽 병장은 1979년 12월12일 당시 국방부 헌병대 소속이었다. 조선대 2학년을 다니다 입대했다. 12·12 때는 육군본부와 국방부를 연결하는 지하벙커의 초소에서 근무하다 국방부를 점거하려는 신군부와의 총격전 중에 숨졌다. 제대를 3개월 앞둔 터였다. 박희도 당시 여단장의 지시로 반란에 참여했던 1공수여단은 당일 일지에 “벙커 출입구 헌병 근무자 2명 중 1명 체포, 1명은 반항 사격과 함께 벙커로 도주 사살됨”이라고 기록했다.

최규하 당시 대통령과 노재현 국방부 장관이 무력에 굴복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의 불법적인 체포를 승인했을 때, 사병은 진짜 군인으로 행동했다. 그런 아들을 잃은 어머니 한점순씨는 침묵해야 했다. 한씨는 1995년에야 겨우 한을 토해냈다. “선엽이가 그때 갖고 있던 총을 순순히 반란군에 건네줬으면 목숨만은 건질 수도 있었을 텐데…. 12·12 반란군들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한겨레> 1995년 12월12일치)

반란군 부대에 속해 있던 박윤관 일병도 마찬가지로 ‘희생자’다. 신군부 쪽 우경윤 대령이 지휘하는 수도경비사령부 33헌병대 소속이었던 박 일병은 반란군이 정승화 총장을 연행할 때 상부의 지시에 따라 총장공관 초소를 점령했다. 불법연행이 끝난 뒤에도 박 일병은 공관 초소를 지키다, 공관 경비 병력인 해병대가 초소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박 일병의 어머니 변수남씨도 숨죽여야 했다. 변씨는 1995년 언론 인터뷰에서 “이제까지 한번도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말하지 못해봤던 게 너무 가슴아프다”(<동아일보> 1995년 12월2일치)라고 토로했다. 박 일병이 뜻하지 않게 반란군에 소속된 탓에 변씨는 언론 인터뷰도 꺼렸다.

아들들처럼 두 어머니도 지금은 세상에 없다. 두 가족은 풍비박산났다. 소액의 보상금을 받아온 정 병장의 부모가 숨진 2008년 이후, 보훈처에는 보상금을 받을 정 병장의 유족이 등록돼 있지 않다. 박 일병도 마찬가지다. 박 일병의 어머니 변수남씨는 지난달 27일 숨졌다. 변씨는 보상금을 1979년부터 받아왔는데, 정부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에게 2012년 매달 113만4000원을 줬다. 2011년과 2010년에는 각각 매달 109만4000원과 102만9000원씩 지급했다.

사병인 탓인지 명예회복 움직임은 아예 없다. ‘김오랑 중령 추모회’ 운영자 김준철씨는 “애초 추모 결의안을 청원할 때 김오랑 소령은 물론 정선엽 병장과 박윤관 일병을 포함한 공동 추모비 건립을 청원하려 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시급함 때문에 우선 김오랑 소령 추모비 건립 요구로 한정했다”며 “두 사병에 대한 추모와 기념이 역사 바로세우기의 앞으로 남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고나무 김선식 기자 dokko@hani.co.kr

※ 전두환 전 대통령이 내지 않은 추징금 1672억원이 올해 10월 추징 시효가 만료됩니다. <한겨레>가 전 전 대통령의 숨은 재산을 찾기 위해 독자 여러분께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을 제안합니다. <한겨레>가 제공하는 ‘잊지 말자 전두환 사전 1.0’을 마음껏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http://c.hani.co.kr/facebook/2139505) 여기엔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을 찾는 데 실마리가 될 정보들이 들어 있습니다. 독자와 시민들이 함께 정보를 분석하고, 추가 사실을 제보하며, 취재 방향에 의견을 주십시오. 그러면 다시<한겨레>가 탐사에 나서겠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재산찾기 협업’은 올해 10월까지 계속됩니다.

제보 연락처: 전자우편 dokko@hani.co.kr, 트위터 @dokko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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