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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북한 해커·남한 업자 ‘게임 아이템’ 털었다

등록 :2011-08-04 20:54수정 :2011-08-04 22:29

북 컴퓨터 전문가 중국 불러 해킹프로그램 제작·배포
수십억 챙긴 5명 구속…경찰 “북 외화벌이 나선 듯”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산업기술유출수사팀)는 북한 출신의 컴퓨터 전문가들을 고용해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불법 수집하는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정아무개(43)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정씨 등은 2009년 6월 중국 헤이룽장·랴오닝성 등지로 북한 컴퓨터 전문가 30여명을 불러들여 ‘게임자동사냥 프로그램’을 만든 뒤, 이 프로그램의 복사본 수만개를 중국과 한국내 온라인 게임 ‘작업장’에 판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를 받고 있다. 작업장이란 컴퓨터 수십~수백대를 이용해 게임 아이템을 불법으로 수집·판매하는 곳을 말한다.

경찰은 이들이 프로그램 1카피당 매달 사용료로 약 2만~2만5천원씩을 받고, 아이템도 팔아 1년6개월 동안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배포한 프로그램은 1만5천카피가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와 함께 검거한 10명을 조사중이며, 달아난 김아무개(38)씨 등 공범 2명도 쫓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가정보원과 함께 수사한 결과, 북한의 컴퓨터 전문가들이 북한 ‘조선릉라도무역총회사’ 소속 ‘릉라도정보쎈터’와 북한의 최고 아이티(IT) 연구개발 기관인 ‘조선콤퓨터쎈터’(KCC)에 근무하는 이들인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씨 등은 재중동포 이아무개(40)씨가 운영하는 중국 현지 법인 명의로 북한 쪽 컴퓨터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국으로 불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등은 한달에 200만~500만원이 드는 북한 전문가들의 숙소 비용과 생활비, 수천만원의 개발비를 지원했다”며 “프로그램 사용료로 받은 돈의 55%를 북한 전문가들에게 줬다”고 말했다.

이들이 국내 해커나 프로그램 개발자 대신 북한 전문가를 활용한 이유에 대해 경찰은 “단속이 심한 국내에서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우니까 말이 잘 통하고 실력도 되는 북한 인력과 접촉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북한 전문가들은 모두 엘리트 교육을 받은 컴퓨터 영재들로, ‘외화벌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이 북한 정부에 매달 500달러씩 보낸 것으로 보고 있으나,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북한 컴퓨터 전문가들이 게임자동사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리니지’,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등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 서버 포트에 악성코드를 심는 등의 방법으로 패킷 정보를 빼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이메일에서 국내 개인정보 66만건이 담긴 파일도 발견돼 이 부분도 수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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