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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장갑차에 군경 1만여명 ‘삼엄’…“시계·지갑까지 검색당해 불쾌”

등록 :2010-11-08 19:31수정 :2010-11-08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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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테러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8일 오후, 코엑스 입구에 설치된 검색대에서 경찰이 출입하는 시민들의 가방 등을 검색하고 있다.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경찰이 테러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8일 오후, 코엑스 입구에 설치된 검색대에서 경찰이 출입하는 시민들의 가방 등을 검색하고 있다. 조소영 피디 azuri@hani.co.kr
‘G20 철옹성’ 코엑스 가보니
테러경보 최고 ‘심각’ 격상
잠실 둔치엔 군 초소 등장
누리꾼들 “국격? 계엄같아”
주변상인 “손님 끊겨” 울상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사흘 앞둔 8일 정오. 행사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와 연결된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개찰구를 빠져나오던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정복을 입은 경찰관, ‘G20’이라 새겨진 검정 모자를 쓴 군인 등 10여명의 ‘번뜩이는’ 눈이 시민들을 하나하나 지켜봤다.

지상으로 나오자 ‘웽’ 하는 경보음이 차가운 바람을 타고 귀를 때렸다. 경찰 오토바이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한 채 유턴을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게 보였고, 코엑스 북문 앞에는 경찰차 5대와 경찰 오토바이 10여대가 정렬해 있었다. 그 주변 100m 간격으로 2인1조의 경찰특공대가 순찰을 했다. 기온이 0도 안팎까지 떨어진데다 빗방울까지 흩날려 주변은 더욱 긴장감이 흘렀다.

경찰은 지난 주말 갑호비상령을 내린 데 이어 이날부터 테러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고, 코엑스 앞에는 장갑차를 선두로 1만여명의 감시 인력이 배치됐다. 9일 밤 코엑스 반경 600m 외곽에 설치될 2.2m의 안전경호벽을 쌓기 위한 준비도 분주했다.

코엑스 북문 안쪽으로 들어가니 카메라가 달린 신분 확인대와 금속탐지기가 가로막았다. 주머니의 소지품과 가방을 내려놓고 검색대를 지났는데도 경보음이 울렸다. 몸 수색을 한번 더 받은 뒤 가방을 들었는데, 허벅지 높이의 검은색 폭발물탐지견이 킁킁대며 지나갔다. 코엑스몰 안쪽으로 들어가자 평소 연인들이 앉아 있던 벤치마다 사복 경찰관이 앉아 있었다. 귀에 이어폰을 꽂고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이들 옆으로 정복 경찰관도 쉴 새 없이 왕복했다.

검색대는 코엑스 출입문과 회의장으로 통하는 에스컬레이터마다 설치돼 있었다. 코엑스 인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최아무개(32)씨는 “코엑스몰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까지 5번이나 검색을 당했다”며 “경비가 삼엄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지갑, 시계까지 검색당하고 나니 불쾌해 이번주에는 코엑스몰에 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민간인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상인들은 울상을 짓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코엑스몰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해온 이아무개(53)씨는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지난주부터 손님이 들지 않으니 답답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삼성역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2)씨도 “경찰이 쫙 깔려 시민들도 오기를 꺼리고, 12일에는 지하철도 서지 않는다는데 하루 벌어 먹고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누가 보상해주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코엑스에서 가까운 행사장 인근의 잠실 둔치에는 군 헬기 이착륙장과 방범초소가 등장했다. 모래주머니를 쌓은 초소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2인1조로 보초를 서고 있다. 초소 옆 자전거도로를 지나던 박아무개(33)씨는 “군인들이 총을 들고 시민들을 향해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도심 한가운데에 국제회의 장소를 정하고 계엄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국격이 올라간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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