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학생들 반대에도 내년 완공
경남·고려대 등도 수익용 연습장 추진
경남·고려대 등도 수익용 연습장 추진
국립대들이 골프연습장을 지으면서 ‘교육용’이라는 명분을 내건 것과 달리, 최근 일부 사립대들은 교육시설 확보 외에 수익 목적의 골프장이나 골프연습장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건국대다. 건국대는 학교 법인이 2007년부터 1000억원대의 거금을 들여 대형 골프장을 짓고 있어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건국대 재단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재단 소유의 터에 27홀 규모의 ‘스타밸리 골프 & 리조트’라는 골프장을 건설중인데, 내년 4월께 완공이 예정돼 있다.
건국대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회계 관련 자료를 보면, 건국대 재단은 이 골프장을 짓는 데 무려 1188억원의 공사비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사비는 건국대의 한해 등록금 수입(2010년 예산 기준 2178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반면 대학 재단이 학교에 내놓는 재단전입금은 2007년 227억원에서 2008년 134억원, 2009년 60억원 등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건국대 학생회는 “골프장 건설 때문에 전입금을 줄여놓고, 학생들의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학 재단이 ‘돈벌이 사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바람에, 재학생들이 누려야 할 ‘교육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이보다 규모는 작지만 경남대와 고려대도 법인 회계를 활용해 수익용 실외 골프연습장을 추진하고 있다. 경남대는 총공사비 85억원 규모의 골프연습장 건설을 위해 건축 허가와 설계 절차를 마쳤다. 고려대도 지난 7월 열린 이사회에서 경기도 양주시 송추에 있는 학교 터에 골프연습장을 짓기로 의결했다. 용역 사업자가 골프연습장을 지어 학교에 기부채납한 뒤, 일정 기간 무상 사용권을 갖는 조건이다.
대불대·세명대·중원대 등은 20억원 안팎의 돈을 들여 ‘교육용’ 골프연습장을 보유하고 있다.
김재삼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등록금이 주요한 재원인 교비회계를 이용해 수십억원짜리 골프연습장을 짓는 것은 전형적인 대학의 예산낭비 사례 가운데 하나”라며 “사립대가 수익사업을 위해 골프장을 짓는 경우도 교육 여건 개선에 들어가야 할 돈이 골프장 건설에 쓰이는 만큼 학내 구성원의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석재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