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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삼성 비자금 전모 밝힐 기회…검찰 의지에 달렸다

등록 :2007-10-29 19:31수정 :2007-11-03 14:07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 및 차명계좌 실태를 폭로한 29일 낮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로비에서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가고 있다. 김진수 기자 <A href="mailto:jsk@hani.co.kr">jsk@hani.co.kr</A>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삼성그룹의 불법 비자금 조성 및 차명계좌 실태를 폭로한 29일 낮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 본관 로비에서 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가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비자금 계좌 폭로’ 의미와 수사 전망
비자금 조성 경위·용처 추적 유력 실마리
김 변호사급 전·현 임원만 1천여명 추정
수차례 의혹 수사 ‘단서 없음’ 꼬리 내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사제단)이 29일 공개한 김용철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명의의 차명계좌들은 삼성그룹의 비자금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유력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차명계좌 번호와 입출금 내역 등 돈의 흐름을 쫓을 수 있는 구체적 단서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제대로 수사만 하면 지난 2002년 대선자금 수사 과정에서 ‘일각’만 드러난 채 ‘빙산’의 전모는 밝혀지지 않았던 삼성 비자금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해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를 거쳐간 돈의 흐름을 쫓다보면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 이 계좌가 삼성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데 사용됐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금을 추적하면 이 돈이 어떻게 조성됐고, 어디에 쓰였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삼성 쪽의 주장대로 김 변호사의 차명계좌가 회사와 무관한 삼성 임원 개인 차원의 ‘재테크용’인지도 명백히 가려질 것이다.

삼성 비자금 문제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의혹이 제기됐으나 실체가 명확하게 확인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2003년 대선자금 수사 때 검찰은 정치권에 건넨 돈의 출처를 추궁했으나, 삼성 관계자들은 “이건희 회장의 개인 돈”이라며 구체적 조성 경위 등에 대해서는 끝까지 진술하지 않고 버텼다. 당시 대선자금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삼성이 임직원들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말이 많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단서가 없어 수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른바 엑스파일 사건 때도 수십억원대의 대선자금이 건네졌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검찰은 별다른 수사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사제단의 기자회견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곧바로 대검 중앙수사부를 중심으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검찰은 기자회견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조만간 수사 착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대검의 한 간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4천억원 비자금’을 밝혀낸 것도 박계동 의원이 국회에서 제시한 1백억여원의 예금잔고 조회표가 발단이 됐다”며 “차명계좌 등 구체적인 범죄 단서가 제시됐기 때문에 수사를 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의지에 따라서는 삼성의 비자금 전체 규모가 드러날 수도 있다. 자금원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다른 차명계좌의 존재가 고구마 줄기처럼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 변호사 명의의 차명계좌가 집중적으로 개설된 우리은행 삼성센터지점에 개설된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계좌만 확인해봐도 차명계좌의 상당 부분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비자금 관리가 수사망에 쉽게 걸려들지 않는 수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법인 이름으로 계좌를 관리하다 적발되면 비자금 조성 사실이 금방 들통나지만,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는 수사망에 걸려도 “개인돈”이라고 둘러대면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 대선자금 수사에 참여했던 한 검찰 간부는 “삼성의 임직원들이 다른 기업들에 비해 오너와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유별나다는 점을 이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 결과, 삼성 비자금이 차명계좌를 통해 관리된 사실이 확인되면 그 책임자는 횡령과 배임, 탈세 혐의를 면할 수 없다. 또 본인 동의 없이 계좌를 개설한 행위만으로도 형법상 사문서 위조와 금융실명제법 위반이 된다. 차명인 줄 알면서도 계좌를 개설해줬다면 은행 쪽도 공범이 된다.

“즉각 수사 착수”를 주문한 사제단은 일단 검찰의 태도를 지켜본 뒤, 고소·고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에 대한 압박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이 이번 기회에 삼성에 본격적인 수사의 칼을 들이댈지, 아니면 또다시 ‘삼성에 약한 검찰’의 모습을 보일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삼성 비자금 관련 기자회견문에 나타난 범죄 혐의
삼성 비자금 관련 기자회견문에 나타난 범죄 혐의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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