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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정의구현사제단 “거대권력 삼성의 엄청난 비리 확인”

등록 :2007-10-29 11:54수정 :2007-11-03 14:06

삼성그룹이 본인 동의 없이 전직 간부의 계좌를 개설해 이 계좌를 통해 50억원대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연 기자회견에서 김인국 사제단 총무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그룹이 본인 동의 없이 전직 간부의 계좌를 개설해 이 계좌를 통해 50억원대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연 기자회견에서 김인국 사제단 총무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국민대책위 오늘부터 구성”
<한겨레21>이 29일치에서 ‘삼성, 전 법무팀장 계좌에 본인도 몰래 50억대 비자금 은닉’ 기사를 보도한 가운데,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이날 오전 당사자의 ‘양심선언’으로 이런 내용을 공개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철(변호사) 삼성 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자신도 모르게 개설된 A은행의 계좌에 50억원대로 추정되는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삼성그룹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양심선언을 해 왔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2006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납부실적에는 1억8천여만원의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었다"며 "연이율을 4.5%로 계산하면 예금액은 5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해당계좌는 김 변호사가 지난 19일 A은행에 확인해보면서 존재가 드러났지만 `보안계좌'로 분류돼 계좌번호 조회가 불가능했다. 같은 달 24일 다시 조회해봤지만 이때는 계좌의 존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같은 은행에 본인도 모르는 또다른 계좌 2개가 더 개설돼 있었으며 이 중 한 계좌에는 8월27일 17억원이 인출돼 다음날 삼성국공채신 매수자금으로 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기자회견에서 삼성 법무팀장의 양심선언을 “개인의 번뇌로 처리할지, 사회적인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성찰할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경제민주화 진전의 계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개인계좌를 조회 불가는 물론, 존재 여부 자체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놓은 것에 대한 방법이 없는가’라는 기자단 질의에 대해 “공개 가능성을 차단한 삼성에 의도를 물어야 한다. 삼성의 힘은 개인 명의를 차단할 정도다”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금년은 민주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로 “20년 전 박종철군의 죽음을 알렸던 사제단은 오늘 하느님의 명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민주주의가 진전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이라며 “삼성과 검찰·국세청이 저마다 본분을 다하도록 쇄신과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제단의 함세웅 신부는 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오늘부터 구성하겠다”며 “기자회견도 삼성 때문에 극비리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정의구현 사제단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 김인국 신부

일주일전에 한 시민이 사제단을 찾아와서 자신의 허물과 자신이 몸담았던 무서운 비리를 고발했다. 삼성의 그룹의 법무팀장으로 일하던 김용철 변호사인데, 이 분을 통해 우리는 거대권력 기업인 삼성그룹의 엄청난 비리와 구조적 부패상의 일면을 확인했다. 이분의 참회 어린 고백을 들으면서 사제단은 고민에 빠졌다. 이런 고민을 개인의 번뇌로 듣고 말 것인가, 사회적인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성찰할 것인가, 저희는 후자의 길을 선택했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삼성이 더 큰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금년은 민주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다. 20년 전 박종철군의 죽음을 알렸던 사제단은 오늘 하느님의 명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민주주의가 진전되기를 위한 간절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삼성과 검찰·국세청 같은 공기업이 저마다 본분을 다하도록 쇄신과 변화를 일으키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문 일답

-김 변호사는 참석안하나?

=참석 안한다. 사제단의 기자회견이라서 굳이 올 이유가 없었다.

-변호사가 다른 문건을 제시했나?

=따로 있지 않다. 양심선언문을 작성했지만, 본인의 의지에 따라서 이 사태를 수용해 나가는 삼성의 태도와 검찰의 쇄신 노력을 지켜보면서 발표의 필요가 정해질 것이다.

-은행 계좌는 변호사가 제출했나?

=그렇다.

-추가로 좀 더 나올 얘기가 더 있나?

=그렇다.

-김 변호사가 삼성을 퇴직한 지 3년을 지났는데, 비자금 관리가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지된 이유는?

=그 점에서는 본인도 놀랐다. 자신도 모르게 이런 일이 벌어져서 놀랐다.

-그 돈이 제3자 개인의 돈인지, 회사돈인지 어떻게 아는가?

=개인이 회사의 임직원이었던 사람의 명의를 빌려 그런 일을 벌인다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액수를 비추어 볼 때 개인의 것이라는 것은 상식이 아니다.

-개인계좌 조회 불가라는데 방법이 없는가?

=공개 가능성을 차단한 삼성에 의도를 물어야 한다.

-개인 명의를 제3자가 차단할 수 있나?

=그것이 삼성의 힘이다.

-삼성 주식이 26억이라는데, 시가인가?

=계좌의 자세한 내용은 여러분이 해석하기 바란다.

-2004년 시가를 말하는가?

=연도별로 나와 있다.

-당시 김 변호사가 알고 있었나?

=계좌의 내용은 저희들과 기자님들이 일별하면 눈치 챌 것이다.

-계좌들이 우리은행 계좌인데? 삼성과 우리은행 관계가 있나?

=여러분이 파악해라.

-이 서류를 변호사가 확인한 것은?

=시점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렵다. 그런 문제는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고민했던 거 같다.

-원래 김 변호사가 에버랜드 사건과 관련해 양심고백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금 공개 안한 이유는?

=본건의 핵심에 집중하기 위해 빼놓았다. 더 큰 문제가 있다.

-검찰에 고소고발은 하는가?

=범국민대책위원회 구성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다. 삼성과 검찰의 태도에 따라 고소고발이 결정될 것이다.

-태도 여하에 따라 고소·고발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

=그렇다.

△ 함세웅 신부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오늘부터 구성하겠다. 기자회견도 삼성 때문에 극비리에 준비했다. 기자회견을 했으니 범대위는 바로 구성해 대처하겠다.

<한겨레>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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