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본인 동의 없이 전직 간부의 계좌를 개설해 이 계좌를 통해 50억원대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연 기자회견에서 김인국 사제단 총무신부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범국민대책위 오늘부터 구성”
<한겨레21>이 29일치에서 ‘삼성, 전 법무팀장 계좌에 본인도 몰래 50억대 비자금 은닉’ 기사를 보도한 가운데,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이 이날 오전 당사자의 ‘양심선언’으로 이런 내용을 공개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오전 10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철(변호사) 삼성 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자신도 모르게 개설된 A은행의 계좌에 50억원대로 추정되는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삼성그룹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양심선언을 해 왔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김 변호사의 2006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납부실적에는 1억8천여만원의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었다"며 "연이율을 4.5%로 계산하면 예금액은 5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해당계좌는 김 변호사가 지난 19일 A은행에 확인해보면서 존재가 드러났지만 `보안계좌'로 분류돼 계좌번호 조회가 불가능했다. 같은 달 24일 다시 조회해봤지만 이때는 계좌의 존재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제단은 "같은 은행에 본인도 모르는 또다른 계좌 2개가 더 개설돼 있었으며 이 중 한 계좌에는 8월27일 17억원이 인출돼 다음날 삼성국공채신 매수자금으로 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기자회견에서 삼성 법무팀장의 양심선언을 “개인의 번뇌로 처리할지, 사회적인 공론화를 통해 국민들과 함께 성찰할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사회적 공론화를 통한 경제민주화 진전의 계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내용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제단은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개인계좌를 조회 불가는 물론, 존재 여부 자체를 파악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놓은 것에 대한 방법이 없는가’라는 기자단 질의에 대해 “공개 가능성을 차단한 삼성에 의도를 물어야 한다. 삼성의 힘은 개인 명의를 차단할 정도다”라고 밝혔다.
사제단은 “금년은 민주항쟁 20주년이 되는 해”로 “20년 전 박종철군의 죽음을 알렸던 사제단은 오늘 하느님의 명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민주주의가 진전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심정”이라며 “삼성과 검찰·국세청이 저마다 본분을 다하도록 쇄신과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제단의 함세웅 신부는 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오늘부터 구성하겠다”며 “기자회견도 삼성 때문에 극비리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정의구현 사제단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한겨레>고제규 기자 unju@hani.co.kr
사제단의 함세웅 신부는 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원회를 오늘부터 구성하겠다”며 “기자회견도 삼성 때문에 극비리에 준비했다”고 밝혔다. 아래는 정의구현 사제단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