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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 신광중학교 3학년 김태형군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수상작인 ‘뱃살 잡아 백 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 신광중학교 3학년 김태형군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수상작인 ‘뱃살 잡아 백 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어머니가 ‘이제 국물 요리 매일매일 만들어 줄게’라고 하셨어요.”

국물 요리의 기름을 제거하는 국자를 발명해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김태형군(경북 포항 신광중 3학년)은 5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물 요리를 할 때마다) 어머니가 숟가락으로 일일이 (기름을) 떠낼 때 땀을 흘리면서 엄청 고생하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군은 “특허가 끝나는 대로 당장 상용화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향후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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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이 발명한 국자는 한국 전통 술잔인 계영배의 원리를 차용했다. 계영배는 잔의 70% 이상을 채우면 잔 속 얇은 관으로 술이 모두 흘러 내려가는 형태의 잔이다. 이 구조를 차용한 기름 국자를 국물에 담그면 우선 밀도 차에 의해 기름층끼리 모이게 되고, 이때 국물을 뜨면 맑은 국물은 아래로 내려가고 기름만 남게 된다.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 신광중학교 3학년 김태형군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수상작인 ‘뱃살 잡아 백 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5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경북 신광중학교 3학년 김태형군이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자실에서 수상작인 ‘뱃살 잡아 백 살까지! 기름 잡는 국자'를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군의 발명 동기는 고지혈증이 있는 아버지의 뱃살. 김군은 평소 삼계탕이나 사골국 같이 기름진 국물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뱃살이 걱정됐다고 한다. 그래서 국자의 이름도 ‘뱃살 잡아 백살까지! 기름잡는 국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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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아빠 뱃살이 좀 많이 심각하다. 발을 봤을 때 발이 안 보일 정도”라며 “아빠가 살 빼기 위해 십몇만 원을 주고 운동기구를 샀는데 며칠 사용하더니 지금 옷걸이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름 많은 음식을 먹고 살을 빼는 것보다 살찌는 원인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살이) 빠지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군은 자신이 만든 국자로 어머니의 부담도 줄어들었다며 “가족들이 엄청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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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군은 “동네 곰탕집 할머니가 제가 만든 국자를 좋아하셨고 동네분들이 다들 하나씩 달라고 한다”고도 했다.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는 학생들의 발명활동 장려를 위해 1979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는 전국에서 1만1589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대통령상과 국무총리상 수상작을 포함한 300여점의 작품들이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 진출 작품들은 오는 13일까지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볼 수 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