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한겨레신문 3면
한겨레신문 3면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안보·국방 ‘투톱’을 ‘문제 인물’로
② 시선, 클릭!
 - 폭염 여파
 - 코로나 확산, 10월엔 백신 맞아야
 - 연금 조기수령 늘어나
 - 비강남 아파트 거래 늘어나
③ Now and Then : Killers Who Are Partying(마돈나, 2019)

① 차이의 발견
# 안보·국방 ‘투톱’을 ‘문제 인물’로
- 어제 오후에 신원식(66) 국방부 장관을 국가안보실장에 임명하고, 후임 국방부 장관에는 김용현(65) 경호처장을 지명하는 인사가 갑자기 발표됐습니다. 예정에도 없었고, 예상도 하지 못했던 터라 ‘깜짝 인사’에 가까웠습니다. 경호처장이 국방장관으로 가는 경우는 처음이고, 국방부 장관이 곧바로 국가안보실장으로 가는 경우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 때 전임 정부에 이어 연속으로 국방장관직을 유지하던 김관진 장관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적이 있긴 합니다만.

-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가 논란이 됐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만, 이번 인사는 정권 후반기를 대비하는 보위적 모양새가 더욱 두드러져 보입니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

1.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왜?
1) 채 상병 사건 처리
- 김용현 후보자는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해병대 수사단에 외압이 가해진 것으로 의심되는 지난해 7월31일부터 8월9일까지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임기훈 당시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등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또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에 나선 정황이 담긴 통화 녹취록에도 이름이 등장합니다.

광고

- 채 상병 사건 관련 수사는 공수처에서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윤 대통령이 보기에는 수사대상인 군이 좀더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경호처장 출신인 김용현 후보자는 채 상병 사건에 대해 ‘대통령 경호’를 최우선으로 두고 이 사안에 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채 상병 사건은 김 후보자가 직접적인 의혹을 받고 있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전임 신원식 장관의 경우, 채 상병 사건 자체가 자신이 장관이 되기 전에 벌어졌던 일이어서 직접적인 연루가 없었습니다.

- 채 상병 사건에 대해 두 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이 이번에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장관으로 임명한 가장 큰 이유라고 보는 이들이 정치권에는 많습니다.

2) 군과 경찰 장악
- 요즘은 쿠데타를 염려할 시대는 아닙니다. 그러나 김용현 경호처장이 국방장관이 되면, 군은 충암고 선배, 경찰은 충암고 후배(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가 대통령 앞에 포진한 격이 됩니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국방장관 임명 이유로 “군 통수권자의 의중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국방부 장관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오는 10월 장군 인사를 앞두고 국방장관을 교체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는 장군 인사권을 후임 김용현 후보자에게 줘 군을 확실히 믿을 사람으로 배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힙니다.

- 임기 2년의 신임 경찰청장도 지난 12일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근무했던 조지호 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김건희 여사 명품백 관련 사건 일부를 수사중에 있습니다.

- 여기에 11일 검찰총장 후보자도 ‘윤석열 라인’으로 일컬어지는 심우정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해 놓았습니다.

광고
광고

3) ‘입틀막’ 원하나?
- 1월18일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대통령 경호처 경호원들에 의해 ‘입틀막’을 당한 채로 강제로 퇴장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 2월1일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민생토론회 도중,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 의사회장이 의견을 전하다 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역시 ‘입틀막’ 당한채 퇴거됐습니다.

- 2월18일에는 대전 카이스트에서 대통령 연설 도중, ‘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석사과정 졸업생이 역시 ‘입틀막’ 당한 채로 강제로 퇴장당했습니다.

- 연이어 ‘입틀막’ 사건이 일어났고, 이들 사건이 일어날 때 김용현 경호처장이 대통령 바로 뒤에 서 있을 때도 있었습니다. 같은 일이 반복된 것은 ‘입틀막’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칭찬과 격려를 했을지도 모릅니다.

- 이제 경호처장 출신의 국방장관 ‘입틀막’은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로 전개될 지 우려가 됩니다.

2. 국방장관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왜?
1) 군 출신 국가안보실장
- 국가안보실장은 대개 ‘외교통’이 맡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는 김장수-김관진 등 군 출신이 맡은 적이 있습니다만, 이후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는 줄곧 외교부 출신들이 맡아왔습니다.

- 군 출신을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한다는 건, 안보를 ‘외교적’ 관점이 아닌 ‘국방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최근 북-러 접근과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대통령의 생각이 굳어졌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정세에서 최소한 강경책이 대두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 더욱이 신원식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대북 강경론자로 지난해 10월 국방장관에 취임하면서 대북 응징에서 ‘즉각, 강력히, 끝까지(즉,강,끝)’ 기조를 강조해 왔습니다. 물론 국방장관과 국가안보실장의 자리에 따라 스탠스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윤 대통령이 이런 강경론자를 국가안보실장에 임명한 것은 그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2) 경질해야 할 인사를 왜 국가안보실장으로?
- 신원식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장관에 발탁되기 전 “5·16은 혁명”, “12·12 쿠데타는 나라를 구하러 나온 것” 같은 막말로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 국회의원 시절엔 홍범도 흉상 철거를 옹호했고, 지난해 육사의 홍범도 흉상 철거를 주창한 진원지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홍범도 흉상 철거’ 문제는 윤석열 정부에 불필요한 논란을 빚었고 여론의 악화에 직면하는 등 정무적으로도 윤석열 정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 국방장관이 된 뒤에는 ‘9·19 군사합의’ 파기로 나아갔습니다. 강경보수 진영으로부터는 환영을 받기도 했지만, 그 결과가 지금 북한의 ‘오물풍선’입니다.

- 최근엔 정보사 블랙요원 신상 정보 유출 사건으로 경질론에 직면했습니다.

- 국방장관으로 아무런 성과와 역할을 보여주지 못한 인사가 역할이 더 복잡하고 섬세해야 할 국가안보실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보다 우려가 큽니다.

3) 국가안보실장, 누가 돼도 상관없다?
- 김용현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3번째 국방장관입니다. 이종섭(1년 3개월) - 신원식(10개월) 등 윤석열 정부 들어 국방장관의 임기가 무척 짧습니다. 그러나 아마 김용현 후보자는 임기 마지막까지 국방장관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역시 충암고 동문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아마 ‘5년 장관’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실장의 경우를 보면, 김성한(10개월) - 조태용(9개월) - 장호진(7개월)입니다. 신원식 신임 실장도 언제까지 그 직을 유지할런지 알 수 없습니다. 대개 전임 정부에서도 보수·진보 정부 공히, 국가안보실장은 잘 바꾸지 않습니다. 대개 임기 중에 한 번 정도 교체할 뿐입니다. 이렇게 자주, 몇 개월 단위로 국가안보실장을 바꾸는 건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광경입니다. 이런 속도라면, 임기 마칠 때까지 국가안보실장이 모두 8명이 될 것입니다. 더욱이 미국 대선이 한창인 와중에, 외교부 북미국장을 역임하는 등 ‘미국통’으로 알려져 있는 인사 대신 군 출신을 앉히는 것도 잘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물론 장 실장이 국가안보실장으로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는 차치하고.

-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 이처럼 빈번한 국가안보실장 교체가 가능한 것은 ‘국가안보실 1차장 김태효’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의 국가안보실장입니다.

3. 언론 보도
1) 1면 제목
한겨레 = ‘채 상병 외압 의혹’ 김용현 국방 지명…야 “인사 만행”
경향 = 윤 대통령, 국방부 장관에 ‘임성근 구명 의혹’ 김용현 내정
중앙 = 안보투톱 깜짝 교체 대북 강경파 전면에
한국 = 안보실장 신원식, 국방장관 김용현 / 대북 강경파 전면에
동아 = 尹, 美 대선 85일앞 외교안보라인 돌연 교체
조선 = 尹대통령, 안보라인 전면 교체… 국방 김용현, 안보실장 신원식

- 1면 제목을 보면, 한겨레 경향은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가 채 상병 외압 의혹 당사자’라는 점을 지목했고, 중앙 한국은 김용현·신원식 ‘투톱’이 ‘대북 강경파’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동아는 ‘미 대선 앞둔 이 시점에 갑작스런 교체’라는 점을 비판하는 톤의 제목이고, 조선일보는 제목에서 단순사실 전달에 그친 편입니다.

2) 사설
한겨레 = ‘부적격자 돌려막기’ 인사, 원하는 게 ‘입틀막’인가
경향 = 7개월 만에 안보실장 전격 교체, 외교 난맥 책임 물은 건가
한국 = 논란의 강경 인사들, 외교안보 라인에 전진 배치

## 광복절 ‘반쪽’으로 나눠지나?
- ‘뉴라이트 논란’을 빚고 있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항의하면서 광복회가 사상 처음으로 ‘8.15 기념식’ 불참을 선언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광복절이 두 쪽으로 쪼개질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에 대해 몇몇 언론들이 사설을 썼습니다. 그런데 경향은 그 책임이 분명하게 ‘윤 대통령’에 있다고 지목한 반면, 조선은 ‘백선엽 옹호하면 친일파인가’라면서 오히려 광복회를 비판하고 있어 대조를 보입니다. 중앙은 다소 양비론적인 관점을 취합니다. ‘독립기념관장 인선 부적절하지만, 그래도 광복절 기념식에는 참석하라’는 톤입니다.

경향 = 광복절마저 ‘국론분열의 장’으로 만든 윤 대통령
중앙 = 반쪽짜리 광복절 행사는 안 된다
조선 = 국민은 영문을 알 수 없는 '반쪽 광복절' 소동

② 시선, 클릭!
# 폭염 여파

## 코로나 확산, 10월엔 백신 맞아야

### 연금 조기수령 늘어나

#### 비강남 아파트 거래 늘어나

③ Now and Then

최근 영국 런던에서 극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그에 앞서 지난달 29일 영국 사우스포트의 어린이 댄스교실에 10대 청소년이 흉기를 들고 습격해 여자어린이 3명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범인은 르완다 출신 부모에게서 영국에서 태어난 영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 ‘범인이 2023년 보트를 타고 건너온 망명 신청자이며 무슬림’이라는 헛소문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극우 활동가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작된 정보를 퍼뜨렸기 때문입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런던에서 2만~3만명이 모여 대규모 극우 집회가 열렸는데, 극우 집회를 위한 불쏘시개로 일부러 허위 정보를 퍼뜨린 것입니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이를 정말로 믿는다는 것입니다. 이후 이달 들어 런던을 비롯한 영국 주요 도시마다 반이민 극우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는 난민을 수용하는 호텔과 이슬람 사원을 공격했고, 경찰서·도서관 등 공공시설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쌓인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출한 것입니다.

그러자 런던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이에 맞서 ‘극우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지난 주말 ‘Stand up to racism’ 등의 시민단체 주최로 ‘Stop the Far right’(‘극우를 막아내자’) 시위가 런던에서 열린 것을 비롯해 영국 각지에서 반대 집회가 벌어진 것입니다.

미국에서 트럼프를 추종하는 이들에게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세계 각지에서 극우를 움직이는 것은 두려움과 증오입니다. 그리고 그 증오는 엉뚱하게도 핍박받는 가장 약한 자를 향합니다. 비겁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가운데 극우 인사들은 무책임한 선동을 통해 정치적·금전적 이득을 취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사태는 점점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화적 특성상 물리적 폭동보다는 온라인을 통한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어느 사회에나 또라이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런 또라이를 다 박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조직화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또라이들을 시민의 힘이 더 강력한 힘으로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교육과 탄탄한 시민사회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영국에서 점점 극우들이 힘을 얻고 있지만, 시민들이 곧바로 극우 반대 집회에 나서는 것에서 ‘영국의 저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노래는 마돈나의 ‘Killers Who Are Partying’(2019)입니다. 우리나라 대중들에게는 마돈나가 섹시 가수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마돈나는 빼어난 작사·작곡과 무대 연출을 직접 주도하는 대단한 아티스트이자 연출가이고, 또한 사회운동가로서의 면모도 강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특히 강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 노래에서는 흑인, 여성, 어린이, 가난한 이들, 성소수자, 아메리카 인디언 등 우리 사회 약자들과의 ‘연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래 가사에는 ‘이슬람이 혐오의 대상이 된다면, 나는 이슬람이 되겠다. (반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감금당한다면, 나는 이스라엘이 되겠다’고 합니다. 이 노래가 나올 당시, 포르투갈에 거주하고 있었던 탓인지 레게풍 리듬에 노랫말 중간에 포르투갈어가 나오기도 합니다. 쉬운 노랫말이 천천히 계속 반복돼 영어를 잘 하지 않아도 노래의 메시지를 쉽게 알아들으실 것입니다. 아래에 가사를 적어놓았습니다.

I will be gay, if the gay are burned / I'll be Africa, if Africa is shut down / I will be poor, if the poor are humiliated / And I'll be a child, if the children are exploited

I know what I am / And I know what I'm not

O mundo é selvagem / O caminho é solitário (É, é, é) / O mundo é selvagem / O caminho é solitário (É, é, é)

I'll be Islam, if Islam is hated / I'll be Israel, if they're incarcerated / I'll be Native Indian, if the Indian has been taken / I'll be a woman, if she's raped and her heart is breaking

I know what I am (God know what I am) / And I know what I'm not (And He knows what I'm not)

Do you know who you are? / Will we know when to stop?

O mundo é selvagem / O caminho é solitário (É, é, é) / O mundo é selvagem / O caminho é solitário (É, é, é)

Eu sei o que sou / E o que não sou (É, é, é, é) / Eu sei o que sou / E o que não sou (É, é, é, é)

O mundo (Wild is the world) / Wild is the world (É selvagem) / Wild is the world (É, é, é, é)

I know what I am (God knows what I am) / And I know what I'm not (And He knows what I'm not)

Do you know who you are? / Will we know when to stop?

Wild is the world / And lonely is a path / To come to you

https://www.youtube.com/watch?v=LMzm_gnturw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