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호 새 경찰청장이 12일 취임 일성으로 ‘국민의 신뢰’와 ‘과감한 변화’를 강조했다.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경찰을 만들기 위해 조직의 변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조 청장은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해 △체감 안전도 강화 △누구에게나 동일한 법 집행 △대공수사 역량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조 청장은 오후 4시30분께 경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을 시작으로 정식 업무에 돌입했다. 조 청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경찰이 되어야 한다는 과제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조직 내부의 논리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과감한 변화도 기꺼이 감내해야 한다. 저부터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국민의 체감 안전도를 높이기 위해 ‘예방’ 중심의 경찰활동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경찰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하겠다”며 “내실 있는 순찰과 지역사회 경찰활동을 연계해 국민과의 접점을 넓혀가겠다”고 했다. 특히 조직적이고 분업화된 범죄단체를 발본색원해 ‘범죄생태계’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조 청장은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한 공정한 법 집행도 강조했다. 그는 “공정한 법 집행을 통해 사회적 신뢰를 높여 가겠다. 법 집행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잣대와 일관된 기준을 적용하겠다”며 “절차와 형식은 물론 실질적인 내용까지 부당함이 없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조 청장은 올해부터 경찰이 전담하게 된 대공수사와 관련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조 청장은 “경찰이 대공수사를 전담하게 되면서, 일각에서 안보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국가안보 체계의 핵심축으로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확고한 안보태세를 확립하겠다”며 “장기간 대공수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제반 시스템과 제도 확충에도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사에서는 최근 잇따른 일선 경찰관 사망 사건을 의식한 발언도 나왔다. 조 청장은 “과중한 업무로 동료가 더 이상 혼자 힘들어하지 않도록 면밀한 직무진단을 거쳐 인력을 균형 있게 배치하겠다”며 “경찰관의 건강과 마음의 상처까지 아우르도록 복지시스템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조 청장의 취임으로 경찰은 앞선 민갑룡·김창룡·윤희근 청장에 이어 4차례 연속 경찰대 출신 수장을 맞게 됐다. 경북 청송 출생인 조 청장은 대구 대건고와 경찰대 행정학과(6기)를 졸업했고 고려대학교에서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찰 내 주요 정책 총괄 부서를 거쳐 ‘기획통’으로 꼽히는 조 청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두 계급 초고속 승진했고, 올해 1월 서울경찰청장에 부임한 지 약 7개월 만에 경찰청장에 임명됐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