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
2022년 결혼식 당일의 김나리씨. 가슴에 부토니에를 꽂고 손에 부케도 들었다. 사진작가 김민석 제공(제목 배경 사진: 사진작가 강희주 제공)
2022년 결혼식 당일의 김나리씨. 가슴에 부토니에를 꽂고 손에 부케도 들었다. 사진작가 김민석 제공(제목 배경 사진: 사진작가 강희주 제공)

“언니분은 잠깐 나가 계세요. 신부님은 제가 도와드릴게요.”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러 간 날이었다. 나는 먼저 내 옷을 혼자서 다 입고 와이프가 드레스 입는 걸 도와주고 있는데, 그 모습을 본 드레스숍 사장님이 오셔서는 웃으며 나더러 잠깐 나가 있어 달라고 했다. 그분은 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 몰라 눈을 피하기도 했다가 와이프가 계속 나를 ‘언니, 언니’하고 부르니까 나를 ’언니분‘이라 하기로 한 것 같았다. 사장님은 나에게 밖에서 조금만 기다리라 하고는 커다란 커튼을 닫았다.

(한겨레 ‘오늘의 스페셜’ 연재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