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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하는 등 ‘세기의 재판’ 3라운드 채비를 갖췄다.

6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최 회장 쪽은 최근 홍승면 변호사와 법무법인 율촌 소속 변호사들을 추가로 선임했다. 지난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퇴임한 홍 변호사는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으로 법리에 해박한 ‘대법관 1순위 판사’였다. 상고심을 앞두고 새롭게 변호인단 진용을 갖춘 최 회장 쪽은 지난 5일엔 항소심 판결 내용을 반박하는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 1991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전 회장에게 전달됐고 △이 자금을 바탕으로 선경그룹이 1992년 태평양증권을 인수했으며 △최 회장이 1994년 대한텔레콤 지분 매입을 할 수 있었다는 노 관장 쪽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최 회장 쪽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돈으로 대한텔레콤 지분을 매입하는 등 그룹을 키웠다고 주장한다.

최 회장 쪽은 항소심 재판부가 ‘주식 가치 산정’을 잘못 기재해 판결문을 경정했던 것도 쟁점으로 삼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회장이 대한텔레콤 지분을 처음 취득한 1994년에는 주당 8원, 1998년에는 100원, 2009년 에스케이씨앤씨(C&C·옛 대한텔레콤) 상장 때는 3만5650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이후 1998년 주당 실제 가치가 1000원이었다며 판결문을 경정했다. 이에 최 회장 쪽은 “계산 오류가 재산분할 범위와 비율 판단의 근거가 된 만큼 단순 경정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라며 판결문 경정에 불복해 별도로 대법원 판단을 구하는 재항고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기재 오류가 있는 경정 전 판결문으로 대법원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기초 사실이 틀린 항소심 판결문으로 상고심 판단을 받아 파기환송을 끌어내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항소심에서 완승(위자료 1조3808억원)하고 상고를 포기했던 노 관장 쪽은 상고심에서 최 회장 쪽의 예봉을 막아내야 한다. 노 관장은 이를 위해 법무법인 하정의 최재형 전 국민의힘 의원과 강명훈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한 최 전 의원은 사법연수원 동기인 조희대 대법원장과 막역한 사이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 취임 전인 2021년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최 전 의원에게 정치후원금 100만원을 건네기도 했다. 최 전 의원은 사건 선임 뒤 입장문을 내어 “판결문을 검토하고 직접 노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그런 노력이 법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가정의 소중함과 혼인의 순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 건강한 사회의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