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속에서 잘 지내고 계신가요? 습도가 높은 더위에 마치 어항 속을 걷고 있는 느낌입니다. 장마가 지나가면 그저 바스락거리는 여름 더위가 올 줄 알았는데…따뜻한 바람에 끈적거리는 더위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서관을 찾아 갔습니다. 무료로 시원한 여름나기를 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 중 하나입니다.
생각과 잡념들이 몰아칠 때 저는 책 속으로 도망가고는 합니다. 왜 그럴 때 있잖아요. 무료하리만큼 고요하던 일상에 한꺼번에 많은 일이 몰릴 때 말입니다. 특히나 좋지 않은 일들이 닥치면 더 쉬운 책, 가벼운 책을 고릅니다. 또래 작가의 에세이를 읽으며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고 하는 위로를 받고, 추리소설을 읽으며 잠시 현생을 떠나 책 속 범죄 현장을 뛰어 다닙니다. 물론 현실에 마주한 일들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잠시나마 소란스러운 머릿속과 마음이 평안을 찾습니다. 나 자신과의 시간이 필요할 땐 거실 한 편에 쌓여있는 이미 한 번 읽은 책을 듭니다. 지난번 이 책을 읽었을 땐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나, 그때의 나는 어떠했나, 낯선 과거의 나를 돌이켜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책을 많이 읽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무겁고 힘들 때 예상 외로 책이 좋은 위로가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과 관계에, 예상치 못한 현실에, 쌓여가는 일들에, 스스로에 대한 실망에 마음이 소란스러우신 분들에게 반나절의 도서관 여행을 추천합니다. 대청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기분을 낼 수 있는 한옥도서관, ‘턴테이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도서관, 한양도성 성곽 아래에 자리 잡은 숲속형 도서관까지 다녀왔습니다. 시원한 도서관에서 작고 소중한 힐링을 즐기세요. 다음엔 더 시원한 선물을 준비하겠습니다.
백소아의 포토 굿즈는?
격렬한 뉴스 현장에서도 틈틈이 우리 사회의 따스함을 전해온 백소아 기자가 독자님들의 마음의 창을 열 사진 선물을 들고 옵니다. 그 창 너머 펼쳐지는 이 계절과 시대의 한 장을 지금 구독하세요. 격주 월요일 11시에 새 글이 올라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