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로 해피머니 상품권이 사실상 ‘휴지 조각’이 되자, 이 상품권을 헌혈 기념품으로 제공해온 대한적십자사(적십자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1일 적십자사 설명을 들어보면, 적십자사는 올해 1~7월 해피머니 상품권 약 33억원치를 구매했다. 적십자사는 헌혈 기념품으로 지급할 해피머니 상품권을 매달 구매한다.
하지만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들 플랫폼이 주요 유통처였던 해피머니 상품권도 7월23일을 기점으로 온·오프라인 사용처가 모두 막혔다. 네이버페이·엔에이치엔(NHN)페이코 등 간편결제사들은 해피머니 상품권을 자사 포인트로 전환하지 못하게 막았고, 서점·영화관·편의점 등 기존 가맹점들도 상품권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현금성 상품권인 해피머니 상품권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7% 이상의 높은 할인율로 판매돼왔다.
이에 적십자사는 7월25일부터 해피머니 상품권을 헌혈 기념품에서 제외했다. 또 이미 지급된 해피머니 상품권은 영화 예매권 등 다른 기념품으로 교환해 주고 있다. 교환 대상은 헌혈 마스코트인 ‘나눔이’ 그림이 있는 해피머니 상품권이다.
적십자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헌혈자가 이미 받아 사용한 상품권 등도 있어, 정확한 피해 금액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해피머니 쪽에 관련 내용증명을 보냈고, 현재 법적 조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인 해피머니아이엔씨는 7월26일 자사 누리집에 공지를 올려 “티몬 등 큐텐 계열로부터 미정산 금액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로 인한 파장을 우려한 사용처의 사용 제한 요청으로 인해 상품권을 구매한 고객의 불편을 초래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 티몬 미정산 상황과 별개로 7월25일 오후 6시14분부터 온라인 환불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티몬과 위메프가 7월29일 기업회생을 신청하자 다음날 다시 공지를 올려 “현재 티몬, 위메프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들 회사로부터 미지급 대금을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티몬 등 큐텐 계열을 통해 판매된 미정산 부분을 제외한 환불부터 처리가 가능할지를 판단하고 있다. 진행 상황을 다시 안내하겠다”고 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