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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의 배우자가 자녀에게 1억원이 넘는 돈을 빌려주고 이에 대한 이자를 받으면서 소득세를 3년간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 후보자 아들은 모친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오피스텔을 사들였는데, 야당에서는 증여세 회피 목적의 ‘우회 증여’라는 비판이 나온다.

2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조 후보자는 ‘배우자가 차남에게서 받은 이자수익 관련 증빙자료’를 제출하라는 국회 요구에 “배우자가 법령에 대한 부지로 이자소득세를 미납한 것으로 확인되며 이른 시일 내에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 배우자는 지난 2020년 30대인 차남에게 송파구 방이동 오피스텔 분양 대금 1억5000만을 연이율 2% 조건으로 빌려주고 월 25만원씩 이자를 받아왔는데, 이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3년 동안 내지 않은 것이다. 이자소득세는 원칙적으로 채무자가 신고·납부하는 것이지만 채무자가 원천징수하지 않을 경우 채권자가 이자소득을 포함해 종합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조 후보자 배우자가 이달 기준 자녀로부터 얻은 이자 수익은 천여만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는 연이율 2%에 대해선 모자간에 구두로 계약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 배우자와 차남 간에 작성된 차용증에는 차용 일자, 차용금액, 차용목적, 이자율, 이자지급방법, 변제 기간, 변제 조건 등이 기재돼 있지 않아 ‘차용을 가장한 증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차용증도 부동산 매매 시점보다 한 달이 지난 후 작성됐다. 조 후보자 아들은 3억4000만의 오피스 매입 비용을 △급여소득 1억 △모친 대여금 1억5000만원 △임대보증금 9000만원으로 충당했다. 조 후보자 쪽은 해당 오피스텔에 대해선 “외국생활을 하는 아들이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해당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다”고 설명했다.

윤건영 의원은 “부모가 돈을 빌려주고 남은 매매 차액은 임대보증금으로 충당했다. 전형적인 편법증여 수법”이라라고 지적하며 “심지어 아들로부터 받은 이자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할 경찰 공직자로서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