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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22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출석한 김용원 상임위원.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지난해 11월22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출석한 김용원 상임위원.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차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 공모에 지원한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 추천위가 최종 후보군을 발표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스스로 탈락 사실을 공개한 것인데, 김 위원은 스스로 “인권위원장 자격은 충분하고도 남는다”며 추천위가 해체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용원 위원은 22일 개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내고 “인권위원장 추천위원 7명이 단 한 차례의 모임을 갖고 간단한 서류심사를 통해 본인을 떨어뜨렸다. 추천위원 구성이나 활동 방식이 일찍이 듣도 보도 못한 잡스런 수준이고 너무나 엽기적”이라며 “본인 제거 수단으로 서류심사 탈락이라는 수법이 악용되었다. 추천위는 즉각 해체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추천위의 인권위원장 후보군 추천 발표가 나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본인이 서류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그는 “불과 1년반 전에 상임위원으로 임명될 당시 인권위 안팎에서 그 누구도 본인의 인권위원 자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환영 일색이었다”고 밝힌 뒤 “지극히 편향된 인권관 소지자인 송두환 위원장과 박진 사무총장, 인권단체 구성원들의 돌변과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등 몇몇 언론의 적극 가담 하에 본인에 대한 거짓 막말 프레임 씌우기와 흠집 내기”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상임위원 임명 이후 막말과 폭언, 군사망유가족 수사의뢰 등으로 인권위원으로서조차 자격이 없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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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자신의 서류 탈락을 언론과 송 위원장 탓으로 돌렸지만, 인권위 안팎에선 지난달 말부터 인권위원장 공모 지원을 스스로 암시하면서 자신과 가까운 이충상 상임위원을 추천위원 또는 추천위원 선정위원에 넣으려 해온 김 위원의 행동이 더 부적절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 위원은 상임위원회에서 이를 주장하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임위원회 도중 퇴장하고, 위원장실에 들어가 위원장에게 “추악한 노인네”등의 막말을 한 바 있다.

한편, 대통령실은 송 위원장의 임기가 9월 만료됨에 따라 후임위원장 추천 절차를  인권위를 통해 진행 중이다. 후보추천위는 지난 16일 지원서를 접수하고 17일 서류심사를 완료했으며, 23일 지원자별로 보낸 심층질의서 답변을 받아 대통령에게 올릴 후보 3~4명을 추려 발표할 예정이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