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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개혁입법 즉각 수용!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국회 앞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거부 강력 규탄! 민생개혁입법 즉각 수용! 야당-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5번째 거부권 행사는 대통령이 스스로 탄핵의 길을 자초한 결정적 오판으로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에 대해 두 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가운데, 시민사회와 야당이 모여 이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85개 시민단체가 모인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과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등 야 6당은 10일 오전 10시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채 상병 특검법을 또다시 거부한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오는 13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범국민 대회를 열 것을 예고하며 ‘모이자 7월13일 광화문으로’라고 적힌 펼침막을 국회에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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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에서 “사건 이첩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통화 기록,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공범과 임 전 사단장의 친분 정황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알려지는 의혹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며 “경북경찰청의 (임 전 사단장 무혐의) 수사 결과도 많은 시민이 믿지 않는다. 국민 눈높이에서 의혹을 철저히 밝히려면 특검이 필요하다는 게 결론”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경북경찰청이 내놓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는 외려 특검법을 수용해야 할 이유라는 의미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윤 대통령이 국민께서 주신 두 번째 개과천선의 기회를 걷어찼다”며 “수사 결과가 미진하면 직접 특검을 주장하겠다고 누가 말했느냐”고 꼬집었다.

조국혁신당은 재의결에 실패하면 ‘윤 대통령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도 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재의결 실패 시 윤 대통령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수사 외압 진상 규명 특검법’을 발의하겠다.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의 주요 창구였다는 정황이 드러난 김건희 여사도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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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15차례나 이어진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자체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컸다. 이대로 한번 더 거부권이 행사될 경우 민주화 이후 7명의 대통령이 행사한 거부권의 총횟수(16회)와 같아진다. 조지훈 거부권을 거부하는 전국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그동안 15차례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들은 모두 민생을 위한 것이었음에도, 대통령은 정략적 차원으로만 접근했다”며 “(그 법안들이) 거부권 없이 공포, 시행됐다면 우리 사회 모습이 조금은 나아졌을 것이다. 지난 총선과 130만이 넘는 국회 대통령 탄핵 청원에서 드러난 민심이 대통령 귀엔 들리지 않는 건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해병대 고 채아무개 상병은 지난해 7월 구명조끼 없이 수해 실종자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순직했다. 사망 원인과 수사 외압 등을 밝히기 위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 5월 21대 국회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고, 지난 4일 다시 22대 국회를 통과했지만 9일 대통령이 또다시 거부해 국회 재의결을 앞두고 있다.

김채운 기자 cw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