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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지난해 8월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지난해 8월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방부 장관의 비서실장격인 박진희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대통령실 전화를 받은 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과 통화하는 패턴이 그의 통화내역에서 여러차례 확인됐다. 유재은 관리관은 사건회수 및 재검토 지시 등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전반에 관여한 핵심인물이다. 박 보좌관이 대통령실 의중을 유 관리관에게 전달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정황이다.

30일 한겨레가 확보한 박 전 군사보좌관의 통화·문자 내역(2023년 7월28~8월9일)을 보면, 그는 유재은 법무관리관과 통화로만 총 20차례 소통했다. 박 전 군사보좌관이 13번 전화를 걸었고 7번 전화를 받았다.

윤 대통령이 격노한 날로 지목된 지난해 7월31일 오후 1시29분께, 박 전 보좌관은 유 관리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 이후 유 법무관리관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첫 전화를 건다. ‘직접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라’며 임성근 사단장을 사실상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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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대목은 박 전 보좌관이 유 법무관리관과 통화하기 직전인 오후 1시24분께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3분43초간 얘기를 나눴다는 점이다. 통화는 1시28분께 종료됐다. 직후에 유 관리관에게 전화한 것이다.

‘대통령실(임기훈)→국방부(박진희)→유재은’ 구도는 지난해 8월4일에도 관찰된다. 박 전 보좌관은 오후 3시8분께 임 전 비서관과 짧게 통화한 뒤 3시31분께부터 유 관리관과 4차례 통화했다. 오후 3시55분께 통화가 끝났고, 박 전 보좌관은 4시5분께 다시 임 전 비서관과 두 차례 더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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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7일 오전 10시20분에는 박 전 보좌관이 유 관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6분간 통화하고 10시58분께 임 전 비서관의 전화를 받아 1분여간 소통했다.

박 전 보좌관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수사받는 상황을 대통령실에 보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었다. 박 전 단장이 집단항명수괴 혐의로 입건되고 하루 뒤인 지난해 8월3일 박 전 보좌관은 오후 1시36분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통화 포함 3번의 전화(7분20여초)가 이뤄졌다. 김 검찰단장과 오후 2시13분께 통화를 끝낸 박 전 보좌관은 오후 2시31분께 임 전 비서관과 바로 통화했다. 둘은 5분여간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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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박 전 보좌관은 지난해 8월9일 임 전 비서관과 30초간 짧게 통화한 뒤 김 검찰단장과 두 차례(각각 1분씩) 통화하고 곧이어 유 관리관과 세 차례(각각 1분~1분30초) 연이어 통화했다. 이날은 이종섭 전 장관이 회수한 사건기록을 국방부 조사본부에 재검토 지시한 날이다. 이때 유 관리관은 사건 관련자들의 혐의를 적시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해병대 조사결과에 대한 검토문건’을 조사본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확인하고자 한겨레는 박 전 보좌관과 임 전 비서관, 유 법무관리관, 김 검찰단장 쪽에 연락했지만, 이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