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봉투’ 의혹이 불거진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캠프에서 장부 외 자금을 만든 사실을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허경무)의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은 “(전당대회 당시) 누군가가 돈을 가져온 것은 (송 대표에게) 보고가 필수”라고 말했다. 이는 돈 봉투 자금 조성과 살포 등을 몰랐다는 송 대표의 입장과 반대된다.
이 전 부총장은 이날 재판에서 검사가 “(캠프에 100만원을 전달한) 이성만 (당시 민주당) 의원이 송 대표에게 말해달라고 이야기했고 증인이 그렇게 하겠다고 답변했다는데, 피고인(송 대표)에게 100만원을 전달한 것을 말했냐”고 묻자 “당연히 보고했다”고 답변했다. 현재는 무소속인 이성만 의원은 송 대표 경선 캠프를 총괄한 윤관석 당시 민주당 의원(현재는 무소속)으로부터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받고, 이 전 부총장에게는 2차례에 걸쳐 선거자금 1100만원을 준 혐의로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 의원은 1100만원을 캠프에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단순 전달자’에 불과했다는 입장이다. 돈 봉투를 받은 혐의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어 이 전 부총장은 이날 재판에서 서삼석 민주당 의원이 캠프 자금으로 200만원을 마련해준 사실도 송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또 이 전 부총장은 “(자금 전달 당사자들이 돈을) 전달을 했을 때 (송영길 당시 당 대표) 후보의 반응이 어땠나 굉장히 궁금해한다”며 “내 경우는 100만원, 200만원 같은 경우도 빼놓지 않고 보고하고 후보 반응 어땠는지도 전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금 전달 보고는) 모든 선거 캠프의 불문율 같은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전 부총장은 전당대회 캠프 자금으로 5천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검찰이 지목하는 사업가 김아무개씨에게 송 대표가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뒤 감사 인사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캠프 해단식에서 송 대표가 김씨에게 ‘특별히 고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의 돈을 직접 받았다고 인정한 송 대표의 전 보좌관인 박아무개씨는 지난 22일 재판에서 금품 수수를 송 대표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이 전 부총장과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송 대표는 자신이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6650만원 상당의 돈 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과 지역본부장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2020년 1월~2021년 12월 자신의 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통해 7억6300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