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2018년 1월29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는 검찰 내부통신망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검찰 내에서 벌어진 강제추행 피해 사실과 인사 불이익의 과정이 기록돼 있었다. 미투의 시작이었다. 수많은 여성이 유폐됐던 성폭력을 증언하고 또 연대했다. 그렇게 6년이 흐른 오늘, 한겨레는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 서지현을 만났다. 서지현의 7번의 재판과 그 이후 법정에 선 미투 사건들을 살피며, 법원의 변화와 한계도 짚었다.

2018년 1월29일, 검사 서지현에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은 많은 여성들에게 용기를 줬으며,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었다. 이러한 효과는 김청아 캐나다 요크대 보건과학대학 연구원 등 연구팀이 2022년 5월6일 미국 ‘공중보건저널’에 게재한 ‘사회운동과 한국 여성 성폭력 생존자의 정신건강, 2012~2019년’에서도 드러난다. 이 연구에서는 서지현의 첫 미투 전후 여성 성폭력 생존자의 우울증 척도의 변화를 측정했다.

2012~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참여한 19~50살 이하 여성 442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보면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여성의 경우 미투 이후 우울증 척도(CESD)가 1.64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수입이 발생했을 때 0.23점, 결혼을 했을 때 0.76점, 학위를 땄을 때 1.6점이 줄어든 것보다 큰 폭의 우울증 완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에서 사용된 우울증 척도의 범위는 0~30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증이 심한 것으로 본다.

연구진은 미투 운동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낙인과 비난 문화 감소 △온라인을 통한 다른 성폭력 생존자와의 연대·지지 △성폭력 신고와 사법적 구제가 좀 더 쉬워진 점 △고용주의 성폭력 감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이끌어 성폭력 생존자의 우울 증상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봤다.

광고

연구진은 또 “사법 시스템의 실패가 범죄 피해를 키우고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례로 경찰이나 법원 등이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또는 합의를 압박하는 경우, 가해자의 명예훼손 혐의 고소의 위험 등을 꼽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