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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죄송 금지! 자랑스러운 선수들과 끝까지 함께…새벽응원 풍경

등록 :2022-12-06 09:09수정 :2022-12-06 16:08

반차 내거나 일찍 자고 4시 알람 맞춰 일어나 응원
“출근해 고생하겠지만 선수들 고생 비할 바 아냐”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열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 붉은 악마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새벽 4시에 시작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전을 응원한 시민들도 새벽 내내 뜬눈으로 사투를 벌였다. 일찍 잠들었다가 경기를 놓칠까봐 ‘5분마다 알람’으로 잠을 깨우고, 편안히 경기를 보기 위해 반차를 내는 등 전략도 다양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8강 진출은 아쉽게 좌절됐지만, 시민들은 지금까지 치열하게 버틴 선수들에게 “고생 많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차영주(29)씨는 “어젯밤 11시에 잤다가 경기 시간에 못 일어날까봐 오늘 새벽 3시30분부터 알람을 5분 간격으로 맞춰두고 잤다”며 “우리 선수들 너무 고생 많았고, 이번 경기에 졌다고 미안해하지 말고 국민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줬단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1시에 눈떠 꼬박 밤을 새운 직장인 정아무개(30)씨는 “9시 출근이지만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에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며 “비록 브라질에 졌지만, 지금까지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기분이 별로 나쁘지 않았다. 일하면서 고생할 게 예상되지만 선수들이 지금까지 고생한 것에 비하면 내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영상 제작 프로덕션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ㄱ(30)씨는 ‘경기를 보고 쉬자’는 생각으로 직장에 미리 이날 ‘오전 반차’를 냈다. ㄱ씨는 “16강전이라 마음 편히 보고 싶었다. 0시에 시작된 일본 경기까지 챙겨보고 싶어서 거의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6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 경기. 1-4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 경기. 1-4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대표팀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안양에 사는 최수현(31)씨는 전날 회사에서 “내일은 경기가 있으니 다들 재택근무를 하자”는 공지를 듣고 편안히 집에서 응원했다. 최씨는 “집에서 친한 회사 사람들과 카톡으로 얘기하면서 경기를 봤다”며 “회사에서 배려해줘 재밌게 즐겼다. 잠시 잤다가 9시에 일어나서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용산구의 한 영화관에서 경기를 단체관람했다는 홍재이(24)씨는 “지금까지 월드컵 경기를 집에서만 봤는데, 이번이 마지막 경기일 것 같아서 나오게 됐다”며 “400여명 정도 들어갈 수 있는 관이 꽉 찼는데, 후반전에 백승호 선수가 골을 넣었을 때 일동 기립해서 소리를 질렀다”고 열띤 응원 분위기를 전했다.

국외에서도 한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다. 체코 프라하의 한인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경기를 지켜봤다는 교환학생 김아무개(25)씨는 “한식당에서 축구를 보기 위해 전화와 온라인 문의를 4곳 정도 돌렸다. 경기 끝난 뒤 손흥민 선수가 ‘국민들 기대에 못 미쳐 죄송하다’고 했지만, 함께 경기를 지켜본 한국인 손님 13명 모두 ‘충분히 잘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응원하는 마음은 더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새벽 광화문광장에선 붉은악마의 카타르월드컵 마지막 거리응원이 열리기도 했다. 영하 3도의 날씨에도 시민들은 친구, 가족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기 1시간 전인 새벽 3시께부터 속속 광화문광장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램프의 요정 ‘지니’ 분장을 한 김아무개(26)씨와 방역복을 입은 최아무개(23)씨는 “거리응원도 하나의 축제라고 생각해 8강을 가자는 간절한 마음으로 며칠 전부터 의상을 사거나 주변에서 빌리며 준비했다”고 했다. 딸 고미주(21)씨와 함께 이곳을 찾은 고영석(56)씨는 “딸이 같이 가자고 해서 오게 됐는데, 당시 2살이던 딸을 안고 응원하던 2002년 월드컵이 생각난다”며 “승부와는 상관없이 이번 월드컵이 이태원 참사로 힘들어하는 딸 또래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과 시험을 앞둔 대학생들도 거리응원 행렬에 동참했다. 얼굴에 태극문양 분장을 하고 응원에 나선 직장인 김현준·한로운(26)씨는 “아침 9시까지 출근해야 하는데, 밤을 새우고 지하철에서 얼굴을 씻을 각오로 거리응원에 참여했다”고 했다. 친구 2명과 함께 응원을 나온 대학생 조민기(20)씨는 “기말고사가 바로 다음주인데 오늘 거리응원을 오기 위해 미리 공부를 다 해놨다”며 “원래 술집에서 응원하려고 했지만, 추운 공기 맞으며 응원하는 분위기가 다를 것 같아 광화문을 찾았다”고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각) 새벽 4시 카타르 도하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브라질과 경기에서 4-1로 졌다. 최종 성적은 조별리그까지 1승1무2패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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