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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연세대, 11년치 강의 퇴직금 달라” 부커상 후보 정보라의 소송

등록 :2022-08-31 16:29수정 :2022-09-02 14:16

세계 3대 문학상 부커상 최종후보 정보라 작가
“시간강사가 대학 강의 절반 담당하는데도
연차·주휴수당도 없어…비정규직 차별”
지난 4월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  포항/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지난 4월 <저주토끼>로 영국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  포항/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소설집 <저주토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국제부문에 최종 후보로 올랐던 정보라 작가가 시간강사로 일했던 연세대학교를 상대로 퇴직금과 주휴·연차수당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정 작가를 비롯해 강사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강사법’과 그마저도 따르지 않는 대학들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한교조)과 정 작가는 31일 오전 서울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강사 퇴직금과 주휴·연차수당 지급 판결을 촉구한다”며 “교육부는 즉각 모든 대학강사에게 퇴직금을 지급토록 강제하면서 예산을 확보하라”고 밝혔다. 이날 서부지법에선 정 작가가 지난 4월 연세대에 퇴직금, 주휴·연차수당, 노동절 급여를 지급하라고 제기한 청구소송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정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학기마다 연세대학교에서 러시아어·러시아 문학·러시아문화체험 등의 과목을 가르치며 한 학기에 한 과목당 32.5시간∼49.5시간을 강의했다. 지난 2019년 8월부터 시행된 ‘강사법(고등교육법 개정안)’은 주 5시간 이상 강의를 담당한 강사에게 학교가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데, 연세대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자 정 작가가 법적 다툼에 나선 것이다.

정 작가는 11년 전체를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연세대 쪽은 “강사법은 2019년 8월1일부터 임용된 자에 대해서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법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정 작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시간강사는 비정규직 근로자이지만 대학 강의의 절반을 담당한다. 절반 이상의 책임을 맡는 사람에게 수당을 주지 않는다는 건 비정규직이니 차별하겠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3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앞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설 '저주토끼'로 부커상 국제부문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가 3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앞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기자회견에 참석해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소송은 정 작가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최근 비슷한 소송이 계속 제기되며 법원은 시간강사에게 주휴수당·연차휴가수당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강사 입장에서 실제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없는 실정이다. 박중렬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위원장은 “퇴직금을 받으려면 개별 소송을 해야 하는데, 강사의 공식적인 강의(시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승소해도 적자가 나고 소송비를 감당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학이 법의 사각지대를 찾아 퇴직금과 각종 수당을 미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 판례들은 강사가 학교에서 한주에 5시간을 강의할 경우, 강의준비시간은 2배가 걸린다고 보고(10시간) 한주에 15시간을 일했다고 본다.

하지만 현행법은 주 15시간 미만 노동자에게 퇴직금, 주휴·연차 휴가 수당 지급을 강제하지 않는다. 배태섭 한교조 대외협력국장은 “대학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고 시간강사들에게 주 5시간 미만으로 강의를 배정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교조는 강의시간 외에도 강의준비·시험 출제 및 감독·평가뿐 아니라, 학교 안팎에서 수행하는 상당수 업무 시간을 포괄해 강사의 노동시간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혜미 기자 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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