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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밀가루 공장은 “출하량 늘었다”, 판매상은 “물량 없다”…범인은?

등록 :2022-05-18 14:00수정 :2022-05-18 15:06

가격 인상되며 ‘물량 부족’ 이야기 나와
소·도매상 “공장에서 물량 안 준다”
생산 공장 “출하량 늘어…유통 단계 물량 조절”
밀가루. 게티이미지뱅크
밀가루. 게티이미지뱅크

“재고 소진 시 가격이 바로 인상됩니다.”, “곡물은 현재 수급이 어려워 대량구매가 어렵다.”

지난 17일 20㎏ 업소용 밀가루 등을 판매하는 온라인 도·소매점들이 걸어둔 문구다. 이외에 일부 소매점은 밀가루 한 포대 평균 가격(약 2만5000원)보다 훨씬 웃도는 가격(3만~4만원)을 붙여 판매하기도 한다. 온라인 판매도 병행하는 한 지방의 밀가루 도매상은 최근 온라인상의 판매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거래만 유지하고 있다. 이 업체는 “물건(밀가루) 만드는 쪽에서 달라고 해도 안 주기 때문에 물량이 모자란다”라고 했다.

최근 세계 2위 밀 생산 국가인 인도의 수출금지 여파로 국내 밀가루 가격도 점차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눈에 띄는 풍경이다. 국내의 경우 인도산 밀을 수입량이 적은 편이라 당장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가격 인상이 전망되면서 일부 도·소매 쪽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의 식품산업통계정보를 보면, 밀가루 원료인 소맥(Wheat)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7월 국내 반입분) 1t당 458.38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이맘때는 1t당 260.88달러였다. 올해 연초와 비교해서도 64.58%나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을 보면 전국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중력다목적용 곰표 밀가루(1㎏)의 지난 6일 기준 평균가격은 1460원으로 1년 전 평균가격(1338원)과 비교해 약 9% 상승했다.

최근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도·소매상이 밀가루 가격 상승에 대비해 “밀가루를 쟁여두고 있다”는 ‘가수요’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수요는 당장 필요가 없는데도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재고를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

생산업체도 최근 자신들은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물량이 없다는 도·소매상의 주장이 ‘가수요 탓’이라고 반박한다. ‘곰표 밀가루’ 생산업체인 대한제분은 “원료 가격이 올랐다고 해도 물량을 줄이거나 공장 가동을 멈추면 오히려 손해”라며 “출하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최근 출하량은 더 늘었다”고 했다. 또 다른 밀가루 생산업체 쪽은 “도매상은 한 포대당 2천원만 차이 나도 이득이다. 보통 가격이 오르는 시기에는 가수요가 붙으면서 도소매상 쪽에서 물량을 조절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밀가루는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좋은 재료라 유통기한이 짧아도 재고를 쌓아둬도 큰 문제가 없는 편이다.

인도의 수출금지 여파로 가격은 앞으로 상승할 전망이지만, 국내 밀가루의 수급 자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제분협회의 자료를 보면 국내 제분용 밀의 94%는 미국과 호주에서 가져온다. 나머지 중 5%가량도 캐나다산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윤성주 연구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인도산 밀을 거의 수입하지 않는다. 주요 수입국인 미국과 캐나다 등의 수확량이 작년과 비교해 늘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나 아직은 수급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물량을 조절하는 도·소매상이 많아지면 밀가루를 주로 사용하는 식당이나 노점상 등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송파구에서 20년 넘게 칼국수 가게를 운영 중인 김아무개(79)씨는 “밀가루 가격이 1년 전과 비교해 포대당 3천원은 올랐는데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서인지 도매상 쪽에서 원하는 만큼 물량을 주지 않는다”라고 했다. 송파구와 강남구 일대에서 도넛과 호떡을 판매해 온 60대 임아무개씨는 “그동안 4개당 만원을 받았는데 (재료 가격이 올라) 별로 남는 게 없다. 3개당 만원으로 올려야 할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가수요를 잡는 업체들의 움직임이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판매상이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의도적으로 판매하지 않는 행위를 할 경우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 당시 정부는 마스크를 매점매석한 업체들을 단속한 바 있다.

▶관련기사: “1인당 1개씩만 팔아요”…국내도 ‘식용유 대란’ 정말 올까?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42714.html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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