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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광주 아이파크’ 안전계획서 입수…“연쇄붕괴 부른 2가지는”

등록 :2022-01-14 05:00수정 :2022-01-16 15:43

최소 15개 층 외벽 무너진 ‘누진파괴’
전문가 “콘크리트 강도 낮은 상태에서
공정 빠른 RCS 공법 진행 원인 가능성”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시공사가 행정당국에 제출한 1차 안전관리계획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시공사가 행정당국에 제출한 1차 안전관리계획서.

건물 붕괴사고로 노동자 6명이 실종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최소 15개 층 외벽 등이 한꺼번에 무너진 ‘누진파괴’ 사고가 난 것은, 콘크리트 강도가 낮은 상태에서 설비 무게가 많이 나가는 아르시에스(RCS)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한 것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겨레>가 확보한 현대산업개발의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1차 안전관리계획서를 보면, ‘콘크리트 공사’와 관련해 RCS(Rail Climbing System)의 안전성 계산서를 추가해 보완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안전관리계획서는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사업주가 착공 전에 시공과정 위험요소를 찾아 마련한 방지 대책을 담은 문서로, 인허가 기관장이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게 돼 있다.

화정아이파크 안전관리계획서 보완 내용 중 눈에 띄는 점은 ‘설치 강도 및 존치기간에 대한 검토 등’이라는 대목이다. 이는 시공사가 건물 벽체의 콘크리트를 타설하기 위해 채택한 RCS 공법과 관련이 있다. 통상 RCS 공법은 ‘갱폼’(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거푸집)을 유압으로 올리는 ‘시스템 폼’ 방식으로 불린다. 과거엔 층마다 거푸집을 만들고 콘크리트 타설·양생 뒤엔 거푸집을 다시 해체하는 작업을 반복했는데, RCS 공법은 하층 2개 층 벽체에 ‘앙카’(철심)를 박아 갱폼 무게를 지탱하도록 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한다. 이어 콘크리트가 굳으면 거푸집을 해체하지 않고 유압으로 그대로 위층으로 이동시켜 공정속도가 빠르다. 다만 3층 규모의 철제구조물인 만큼 설비가 무거운 탓에 대형사고가 우려되는 단점이 있다.

지난 11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현장. 연합뉴스
지난 11일 오후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현장. 연합뉴스

이 때문에 RCS 공법을 적용할 때는 건물 콘크리트 강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하층 콘크리트가 단단하지 않으면 상층 타설 작업 중 ‘앙카’가 통째로 뽑혀 3층 철제구조물인 RCS폼이 떨어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콘크리트가 얼 수 있는 혹한기 콘크리트 타설을 가급적 피해야 하고, 타설된 콘크리트가 잘 굳도록 ‘동바리’(받침대)를 최소 28일 정도를 둬야 한다. 또 기온이 낮으면 콘크리트가 잘 굳도록 열풍기를 트는 등 보온을 해야 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건물 외벽은 보온이 불가능해 콘크리트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안홍섭 군산대 교수(건축학과)는 “이번 사고 때 RCS 폼이 붙어 있는 외벽이 무너지고 찢겨나간 것도 이러한 (하층 콘크리트가 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RCS 구조물을 올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며 “앙카가 뽑히면서 벽체와 거푸집, 슬라브 등을 치고, 충격하중으로 갱폼·거푸집이 무너지면서 그 충격으로 건물이 연쇄 붕괴하는 ‘누진파괴’(Progressive collapse) 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붕괴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서는 시공사가 안전관리계획서와 동절기 시공계획서대로 공사를 진행했는지를 규명하는 게 핵심으로 보인다. 한 전문가는 “사고 건물 콘크리트가 제대로 양생됐다면 15개 층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리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감리단이 시공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점검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산업개발 쪽은 “201동 타설은 12일에서 18일 양생이 이뤄져 (RCS 공법에) 필요한 강도가 확보됐다”고 밝혔다. 광주 서구 주택과 쪽도 “1차 안전관리계획서 콘크리트 관련 보완 요구 사항은 5차 때 모두 보완됐다”고 밝혔다.

앞서, 11일 오후 3시46분께 신축공사 중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201동 23∼38층 외벽이 무너지며 28∼34층에서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6명이 실종됐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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